곽태휘·장현수 중앙수비 합격...공격진도 윤곽...원톱은 숙제
울리 슈틸리케(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중동 원정을 1승1패로 마쳤다. 요르단에 1-0으로 이겼지만 이란에 0-1로 졌다. 이란 원정 무승(2무4패) 징크스를 깨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경기력은 바쁘지 않았다. 55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한국은 최종 모의고사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희망을 본 중앙 수비수
슈틸리케 감독은 명수비수 출신답게 부임 이후 수비 조직력을 가다듬는데 주력했다. 하지만 풍부한 측면 수비수에 비해 중앙 수비수를 찾지 못했다.
하지만 이란전에 선발로 나선 곽태휘(알 힐랄)와 인천 아시안게임 우승의 주역 장현수(광저우 부리)에게서 희망을 봤다. 둘은 중앙에서 처음으로 발을 맞췄지만 기대 이상의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곽태휘가 수비진을 이끌면서 이란의 공격을 차단했다. 서로 많은 대화를 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곽태휘는 빠르지는 않지만 적극적인 방어로 상대를 괴롭혔고 세트 피스 상황에서는 공격에 적극 가담했다. 장현수는 영리한 플레이로 곽태휘와 좋은 호흡을 뽐냈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에 밀렸던 두 선수는 ‘슈틸리케호’에서는 확실한 주전 입지를 다졌다.
윤곽 드러낸 베스트11
내년 1월 호주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에 나설 베스트11도 윤곽을 드러냈다. 측면 공격은 손흥민(레버쿠젠)과 이청용(볼턴), 중원은 기성용(스완지시티)과 한국영(카타르 SC)이 사실상 주전을 확정했다.
처진 스트라이커 자리는 ‘슈틸리케호 황태자’ 남태희(레퀴야)가 구자철(마인츠)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고, 좌우 측면 수비는 박주호(마인츠)와 차두리(FC 서울)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골키퍼 경쟁에서는 이란전에서 선방을 펼친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의 승리로 끝나는 분위기다.
빈약한 공격 옵션
슈틸리케 감독은 중동 2연전에서 공격 가뭄에 시달렸다. 손흥민과 이청용이 버티는 측면은 상대에게 위협적이었지만 최전방 공격이 문제였다. 박주영(알 샤밥)과 이근호(엘 자이시)를 차례로 투입했지만 기대 만큼의 성과를 얻지 못했다. 박주영은 2경기에서 단 1개의 슈팅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근호도 이란전 선발로 나섰지만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고민은 두 선수를 능가하는 공격수가 없다는 것이다. 부상을 당한 이동국(전북 현대)과 김신욱(울산 현대)은 아시안컵 출전이 힘들다.
이제는 아시안컵 체제
평가전 일정을 모두 마친 한국은 본격적인 아시안컵 체제로 전환된다. 슈틸리케 감독은 20일 귀국하면 곧바로 아시안컵에 대비한 선수 평가에 나선다. 한국은 내년 아시안컵에서 호주, 쿠웨이트, 오만과 A조에 속했다. 아시안컵은 16개국이 4개조로 나뉘어 각 조 상위 2개 팀이 8강에 진출해 토너먼트로 우승팀을 가린다.
슈틸리케 감독은 내달 9일까지 아시아축구연맹(AFC)에 50명의 예비명단을 제출한 뒤 30일까지 23명의 최종명단을 보낸다. 슈틸리케 감독은 국내파 선수들 위주로 내달 중순께 먼저 소집 훈련을 하고, 29∼30일 사이에 베이스캠프가 차려지는 호주 시드니에 합류하는 해외파와 본격적인 훈련에 나선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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