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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아닌 무대가 관객 끄는 국립극장의 시즌제처럼 장기적 시스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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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아닌 무대가 관객 끄는 국립극장의 시즌제처럼 장기적 시스템이 필요하다

입력
2014.11.19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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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학로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작품 중 하나는 ‘리타’다. 리타 역에 더블캐스팅 된 두 배우가 다름 아닌 공효진과 강혜정이기 때문이다. 공효진은 연극무대 첫 도전이고 강혜정은 4년만의 연극무대 복귀다. 언론 노출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을 모두 갖춘 두 배우 덕분에 ‘리타’는 언론의 관심을 ‘빨아들이고’ 있다.

스타들이 연극무대에 본격적으로 발을 내디딘 것은 2008년 대학로공연브랜드 ‘연극열전2’부터다. 한채영, 최화정, 추상미, 유지태 등 수많은 유명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화제를 모았다. 이어 2011년에는 ‘김수로 프로젝트’가 출범했다.

연극무대에 스타를 세우는 제작자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은 “연극 대중화를 위해서”다. 날이 갈수록 관객이 줄고 있는 연극 극장가, 그마저도 로맨틱코미디 장르에 편중된 무대 등 정통연극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우선 연극에 대한 관심을 불러와야 한다는 논리다.

이들의 명분은 타당하다.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연극열전’과 ‘김수로 프로젝트’는 다른 연극에 비해 대중의 관심을 쉽게 받는다. 당장 큰 수익을 올리지는 못하더라도 이 추세대로라면 두 브랜드를 앞세운 연극이 손익분기점을 훨씬 웃도는 성적표를 받아들 날이 올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스타마케팅이 장기적으로 연극계 저변 확대에 기여할지는 확신이 서질 않는다.

스타마케팅의 맹점은 관객이 ‘무대’를 보러 오기보다 ‘배우’를 보러 온다는 점이다. 돌려 말하면 스타가 떠나면 관객도 떠난다. 비슷한 예로 뮤지컬 무대를 들 수 있다. 인기 아이돌 가수가 무대에 서면 팬들이 객석을 찾지만, 그렇다고 그 팬들이 다른 뮤지컬 공연을 보러 가는 것은 아니다. 그 때문에 뮤지컬 관객 파이는 10년 가까이 제자리 걸음이다.

스타마케팅은 어디까지나 극약처방이다. 어쩌면 톱스타들의 높은 출연료 탓에 정작 무대 세팅의 질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시작될 수도 있다. 또 반대편에는 1년에 200만~300만원을 버는 연극배우들이 즐비하다. 이들이 과연 스타보다 연기를 못해서 저임금에 시달리는 걸까. 스타들과 비교되는 처우, 그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이 대학로의 실력파 배우들을 자꾸 충무로로 떠나게 한다. 이 역시 악순환이다.

연극 제작자들에게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시즌제를 도입한 국립극장이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창극 ‘장화홍련’ ‘배비장전’은 2년 연속 무대에 올라 뜨거운 호응을 끌어냈고 ‘단테의 신곡’은 전석 매진됐다. 스타에 의존하기보다 ‘시스템’을 만들어내는 것이 연극계의 당면과제다. 대학로에 배우는 많다.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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