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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여경 채용 '처녀성 검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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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여경 채용 '처녀성 검사' 논란

입력
2014.11.19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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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정부가 경찰이 되려는 여성은 반드시 ‘처녀성 검사’를 통과하도록 해 인권침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가디언 등 외국언론은 18일 인도네시아에서 여경 지원자는 일반적인 건강검진과 함께 처녀성 검사를 의무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경찰은 이 같은 채용 지침을 웹사이트에 게시하고 “여경이 되고 싶은 모든 여성은 순결을 지켜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최근 인도네시아 경찰의 관행인 처녀성 검사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6개 도시에서 여경 지원자와 현직 여경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처녀성 검사를 받은 여성들은 한결같이 수치심은 물론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호소했다.

수마트라 섬 페칸바루에 거주하는 19세 여성은 여의사 앞에서 옷을 벗은 뒤 처녀막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검사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그는 “기억하기도 싫은 경험”이라며 “낯선 사람 앞에서 옷을 벗어야 하는 이런 관행은 중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은 “검사를 받고 나면 더는 처녀가 아닐 것 같아 두려웠다”며 “검사를 받는 동안 아팠고 심지어 친구는 기절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니샤 베리아 HRW 여성인권 부국장은 “이른바 처녀성 검사는 일종의 성폭력이고 여성의 경찰직 적격 여부 판단과는 관계가 없는 차별”이라고 지적하며 철폐를 촉구했다. 반면 론니 솜피 인도네시아 경찰 대변인은 “처녀성 검사를 부정적으로 볼 이유가 없다”며 “성병이 있는지를 알아보려는 것으로 전문가가 검사하기 때문에 아무런 피해가 없다”고 주장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다음달까지 전체 경찰 중 여경 비율을 5%까지 늘리기 위해 여경 수를 현재보다 50% 증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람 신자가 가장 많은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는 처녀성 관련 문제가 종종 불거진다. 지난해엔 남 수마트라주의 한 교육의원이 여학생의 고교 입학 때 처녀성 검사 실시 계획을 밝혔다가 해임됐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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