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연-고려대 연구진 기술이전…“2년 내 상용화 예상”
전량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값비싼 말(馬) 인플루엔자 백신을 국산화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미래창조과학부 글로벌프론티어사업 바이오나노헬스가드연구단은 19일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고려대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말 인플루엔자 백신 제작 기술을 지난달 국내 동물용 백신 제조업체에 이전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향후 2년 안에 해외 제품과 효능은 대등하면서 가격은 저렴한 국산 말 인플루엔자 백신이 처음으로 생산될 전망이다.
이번 기술이전으로 연구진은 선급기술료 6,000만원을 확보했고, 상용화 이후 매출액의 8%를 경상기술료도 받게 된다. 허가기간 등을 포함해 상용화까지는 1년~1년 반 정도 걸릴 것으로 연구진은 예상하고 있다.
말 인플루엔자는 H3N8 유형의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급성 호흡기 질환으로 이에 감염된 말은 주로 고열과 기침 증상을 보인다. 전 세계에서 꾸준히 발병하고 있는 데다 전염성이 강하고 최근엔 변이 바이러스까지 출현해 국산 백신의 필요성이 계속해서 제기돼왔다. 그러나 국내에선 백신 개발에 필요한 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였다.
연구진은 국내 말 사육지들을 다니며 검체부터 수집했다. 그 중 경기 이천시의 한 사육지의 검체에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분리했다. 그리고 전파 양상과 유전자 분석 등을 통해 특성을 알아낸 다음 병원성을 약화시켜 백신용으로 가공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몽골 국립수의연구소와 함께 말 120마리에 접종하는 임상시험을 수행한 결과 외국산 백신을 맞았을 때와 대등한 수준으로 말에게 면역력이 형성되며, 불순물이나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서 사육되고 있는 말은 약 3만 마리. 말 인플루엔자 백신 시장은 연 10억원 안팎 규모로 파악되고 있다. 연구를 주도한 송대섭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말 산업 육성법’이 통과돼 앞으로 백신 수요가 점점 늘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공급은 물론 바이러스 계통이 비슷한 일본이나 중국, 몽골 등 주변국 시장으로도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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