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예루살렘의 시나고그(유대교 회당)에서 18일 팔레스타인인 2명이 테러 공격을 가해 미국인 3명과 영국인 1명이 사망하고 6명이 다쳤다. 2008년 유대교 세미나에서 총기 난사로 8명이 숨진 이래 유대교 시설 행사를 겨냥한 공격 중 인명피해 규모가 가장 크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테러 직후 “무고한 시민을 겨냥한 이번 테러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스라엘 경찰에 따르면 사촌 형제로 알려진 범인들은 이날 오전 7시쯤 유대교 성향이 강한 서예루살렘 하르노프 지역의 한 시나고그에 들어가 기도 중이던 이스라엘인 20여 명을 향해 칼과 도끼를 휘두르고 권총을 난사했다. 사망자 4명은 모두 이스라엘에 이민 와 현재 이중국적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자 가운데 4명도 중상을 입은 탓에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와 관련 성명을 통해 아르예 쿠핀스키, 캐리 레빈, 모셰 트워스키 등 이번 테러로 희생된 미국인 3명의 이름을 일일이 열거하면서 "이번 테러는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시나고그 공격은 (팔레스타인 정파) 하마스와 마흐무드 압바스 수반의 선동을 국제사회가 무책임하게 외면한 직접적인 결과"라며 "이에 엄격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압바스 수반은 "예배하는 유대인뿐 아니라 어느 누구에 대한 공격이라도 규탄한다"면서도 "이스라엘은 모스크(무슬림 사원) 침략을 멈추고 팔레스타인에 대한 도발도 그만둬야 한다"고 비판했다.
런던을 방문 중인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이와 관련해 "명명백백한 테러 행위며 무자비하고 야만적 폭력"이라며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은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이를 비난해야 하고 선동을 조장하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스라엘 정부와 협력해 즉각 수사에 나서기로 했다. 미 사법당국의 한 관리는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희생자 중 3명이 미국인이기 때문에 FBI가 수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이를 '테러행위'라고 규정하고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해 정치 지도자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반면 가자지구의 무장정파 하마스는 이날 시나고그 공격이 "팔레스타인을 향한 이스라엘의 행태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작용"이라며 '영웅적 행동'이라고 평가했다.
신지후기자 h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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