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를 글로벌기업으로 서게 한 일등 공신이 중형세단 쏘나타라면 일본 토요타에는 캠리(Camry)가 있다. 1982년 3월 세계시장에 등장한 캠리는 전륜구동 중형차의 전형으로 자리잡으며 1997년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북미에서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이후 탁월한 성능과 내구성을 바탕으로 13년간 1위를 고수하며 토요타를 세계최대 양산차 업체로 이끌었다. 하지만 2009년 상륙한 국내시장에서는 쏘나타의 아성을 꺾지 못했고, 독일산 수입차들에도 치이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에서 자존심을 구긴 토요타가 18일 외관과 실내디자인 등을 전면 개선한 부분변경 모델 ‘2015 올 뉴 스마트 캠리’를 출시하며 반격에 나섰다. 토요타가 이날 제주 신라호텔에서 공개한 올 뉴 캠리는 2012년 출시된 7세대 캠리보다 차체가 45㎜ 길어졌고, 디자인이 달라졌다. 단정해진 느낌의 후면보다는 대형세단 아발론과의 패밀리룩이 적용된 전면부가 많이 바뀌었다. 라디에이터 그릴이 범퍼까지 덮은 다소 파격적인 디자인이라 국내에서는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소음을 줄이는데 초점을 맞췄다는 토요타 측 설명대로 정숙성은 뛰어났다. 2.5 가솔린 XLE 모델의 경우 시동을 걸 때 엔진음이 거의 들리지 않았고, 주행 중에도 외부 소음이 차내로 파고들지 않았다. 단단한 차체에 어울리게 언덕길을 포함한 한라산 중산간도로에서의 가속능력이나 핸들링도 무난했다. 엔진과 변속기는 이전과 같지만 서스펜션이 전면 개선된 효과인 듯 했다. 다만 복합연비는 ℓ당 11.5㎞로, 비슷한 크기의 쏘나타나 동급 엔진이 탑재된 그랜저와 별 차이가 없었다. 2.5 하이브리드 XLE은 가속력 등 주행성능은 가솔린 모델에 미치지 못했어도 연비는 16.4㎞로 준수한 편이었다.
올 뉴 캠리는 완전변경에 버금갈 정도로 2,000개가 넘는 부품이 바뀌거나 재설계됐다. 가격은 2.5 가솔린 모델의 경우 2년 전과 동일한 3,390만원(부가가치세 포함)으로 책정됐다. 하이브리드는 4,300만원, V6 3.5가솔린 XLE은 4,330만원으로 이전보다 40만원 정도 올랐다. 토요타 측은 “올 뉴 캠리는 모두 미국 켄터키 공장에서 생산돼 엔저의 혜택이 없지만, 시장을 넓히기 위해 가격을 낮게 책정했다”고 밝혔다. 풀옵션 쏘나타 2.4(2,990만원)나 그랜저2.4(3,024만원)보다 400만원 가량 비싼 2.5 가솔린을 앞세워 국산 세단들과 전면 승부를 벌이겠다는 각오다.
요시다 아키히사(吉田明久) 한국토요타 사장은 “완전히 새로운 차로 거듭난 캠리 바람이 한국에서도 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제주=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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