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추모공원 만들 계획, 정부 안에는 없다.”
17일 오후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세종정부청사 인근의 한 식당에서 출입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언급했습니다. 지난 11일 세월호 실종자 수색중단을 공식 발표한 뒤 인양 논의가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인양 보다 해상 추모공원 조성을 추진하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겁니다.
이 장관의 발언은 일단 ‘현재 해수부 내에선 추모공원 조성 계획이 없다’는 의미로 읽히는데요. 이는 향후 인양 여부를 최종 결정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이 장관은 해수부의 입장을 대변할 뿐이고, 향후 중대본의 결정은 이 장관의 손을 떠난 문제일 테니까요.
50여 명의 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약 두 시간 남짓 이뤄진 이날 간담회는 짧은 시간만큼 아쉬움을 다소 남겼습니다. 이주영 장관의 거취와 세월호 인양 문제를 놓고 질문이 집중됐음에도 그는 “오늘은 여러분(기자)과 우애를 두텁게 하기 위한 자리”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하지만 어렵게 내뱉는 말 속에 (개인적인 내용 포함)흥미로운 이야기도 적잖이 있었는데요. 과연 그의 말이 어떤 뜻이었는지 향후 인양논의를 지켜보면 알 수 있을 겁니다. 다음은 이주영 장관과의 주요 일문일답 입니다.
-세월호 인양 논의 관련해 해수부의 역할은.
“해수부는 기술적인 검토만 한다. 그 결과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제시해야 하니까 우리 의견이 중요하다. 그 과정에서 진도군민들의 의견도 반영될 것이다.”(현재 진도군민들은 사고 이후 지역 이미지 훼손, 경제적 피해 등을 이유로 인양을 원하는 분위기다)
-정부 내에 추모공원을 만들자는 의견도 있나.
“정부 안에는 없는데, 밖에서….”
-세월호 수색 종료에 따라 조만간 사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노 코멘트 하겠다.”
-만약 청와대가 사퇴를 수락한다면 좀 쉬어야 하지 않겠나.
“맞다.”
-지난 4월 24일 진도에서 실종자 가족들과 함께 밤을 새울 당시 제일 힘든 일은 무엇이었나.
“수습을 빨리 해낼 수 있는 좋은 방안들이 안 나오니까 답답했다. 우리나라가 동원할 수 있는 장비, 인력을 다 사용했는데 뾰족한 방법이 없으니 그게 안타까웠다.”
-최근 이슈인 독도입도지원센터 관련, 해수부 입장은 이를 추진하자는 것 아닌가.
“그건 일본과 상대해야 하는 문제라, (언급하는 게)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
-해운산업 발전을 위한 크루즈ㆍ마리나법은 통과될 수 있나.
“현재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인데, 이번에 통과 시켜야 한다.”
-개인적인 질문이다. 홍준표 경남도지사 이름을 짓는데 영향을 줬다고 하는데.
“1984년 청주지법에서 형사단독 판사를 했다. 당시 홍 검사(홍준표 지사)가 청주지검에 초임검사로 와서 밥도 먹고 친하게 지냈다. 그때 난 아이들 이름 짓는다고 작명공부를 했는데, 그때 홍 검사의 이름 ‘홍판표’가 너무 거센 느낌에 발음도 어려워서 ‘판’ 대신에 ‘준’ 자가 어떻겠냐고 했다. ‘나는 돌팔이니까 (작명소 등에) 물어보고 괜찮다고 하면 바꿔봐라’ 했다. 또 그 시절엔 개명하는 게 어려웠는데, 내가 법원장에게 미리 부탁해서 결국 이름을 지금의 홍준표로 바꿨다.”
-내일(18일) 범정부사고대책본부가 해체되나.
“그렇다. 마지막 회의하고 파견 보낸 인력은 일을 다 마칠 것이다. 가족들도 아마 돌아올것이다.”
-향후 유가족 보상 문제는 어떻게 진행되나.
“보상은 정부부처 합동으로 만들어질 ‘세월호 보상지원단’이 맡을 것이다. 해수부 국장이 단장으로 주관하되 각 부처 지원을 받아서 진행한다.”
세종=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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