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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 포스팅을 바라보는 김기태 감독의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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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 포스팅을 바라보는 김기태 감독의 속내

입력
2014.11.18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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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 포스팅을 바라보는 김기태 감독의 속내

한국야구위원회(KBO)는 KIA 타이거즈의 요청에 따라 미국 메이저리그(MLB)사무국에 "왼손 투수 양현종(26)을 30개 구단에 포스팅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17일 밝혔다. 지난 4월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SK 와이번스를 맞아 기아 선발 투수 양현종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KIA 타이거즈의 요청에 따라 미국 메이저리그(MLB)사무국에 "왼손 투수 양현종(26)을 30개 구단에 포스팅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17일 밝혔다. 지난 4월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SK 와이번스를 맞아 기아 선발 투수 양현종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실상 양현종(26ㆍKIA)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현지 언론의 우호적인 반응으로 미루어 김광현(26ㆍSK)보다 많은 금액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KIA는 윤석민(볼티모어)을 불허했던 때와는 180도 달라진 방침이다. 김선빈, 안치홍까지 주축 야수들이 대거 이탈하는 만큼 이 참에 전면적인 팀 리빌딩과 분위기 쇄신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해외 진출을 염두에 뒀던 양현종으로서는 시기를 잘 맞은 셈이다. 그런 양현종을 바라보며 복잡미묘한 감정이 교차하는 사람은 갓 부임한 김기태 감독이다. 일본 미야자키에서 마무리훈련을 지휘하는 사이 양현종의 거취가 결정될 수도 있다. 신임 사령탑에게 전력 보강은 해 주지 못할 망정 에이스를 놔 줘야 하는 구단의 미안한 마음을 잘 아는 김 감독은 “늘 그랬듯 있는 선수들로 해 보겠다”고 말한다.

불과 2년 전 LG 사령탑에 올랐을 당시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2012년 LG의 지휘봉을 잡자마자 조인성(한화), 송신영, 이택근(이상 넥센) 등 자유계약선수(FA) 3명이 한꺼번에 빠져나갔고, 설상가상으로 2011년 에이스로 성장했던 투수 박현준과 김성현이 시즌 개막을 앞두고 승부조작 사건에 휘말려 팀을 떠났다. 기둥 뿌리가 5개나 뽑힌 LG는 정규시즌 7위에 그쳤다. 하지만 김 감독은 의연했다. “내가 선수 복이 없어 그런 것”이라며 누구 탓도 하지 않았고, 위기를 기회로 삼아 이듬해 문선재와 김용의 등 젊은 선수를 대거 발탁했다. 타 팀이었으면 벤치를 지킬 시간이 많아졌을 베테랑 선수들도 적극적으로 중용했다. 그리곤 1년 만에 팀을 환골탈태시켜 11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김 감독은 고향 팀의 명가 KIA 사령탑에 올랐지만 당분간 험난한 길이 예고돼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제 막 선수들을 눈여겨보기 시작한 그는 “제대로 갖춰져야 할 부분이 한 두 군데가 아니지만 경쟁력 있는 팀으로 만들어보겠다”고 자신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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