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이정현 發 '호남 예산 폭탄' 與도 野도 속앓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이정현 發 '호남 예산 폭탄' 與도 野도 속앓이

입력
2014.11.18 04:40
0 0

여 "약속은 지켜야 한다" 공언 불구

의석수 많은 충청·강원에 역전 걱정

야, 예산 늘면 모든 공 李 차지인데…

겉으론 "환영할 일" 하면서 전전긍긍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지난 8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정현 최고위원을 업어주고 있는 모습. 김 대표는 이 최고위원이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업어 준다는 약속을 했었다. 왕태석기자 kingwang@hk.co.kr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지난 8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정현 최고위원을 업어주고 있는 모습. 김 대표는 이 최고위원이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업어 준다는 약속을 했었다. 왕태석기자 kingwang@hk.co.kr

예산정국을 맞아 호남 예산 지킴이를 자처하고 있는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전남 순천ㆍ곡성)을 바라보는 여야의 시선이 복잡하다. 새누리당에선 텃밭인 영남권을 비롯해 의석수가 많은 충청 및 강원 예산이 호남에 밀릴까 걱정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며 새정치민주연합은 텃밭인 호남 예산 실적이 모두 이 의원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전전긍긍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정현 최고위원이 26년 만에 전남에서 당선될 때 했던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며 “계수조정소위(현 예산안조정소위)에서 빠졌지만 너무 섭섭하게 생각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도 “이 의원은 최고위원 신분이 됐기 때문에 (예산안조정소위에서 빠져달라는) 양해를 부탁 드렸는데 본인이 흔쾌히 양해해 줘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거들었다. 이 의원이 전날 예산안조정소위 최종 명단에서 빠진 것을 의식해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잇따라 이 의원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당내 분위기는 다르다. 호남 유일의 지역구를 차지하고 있는 이 의원을 의식하는 지도부와는 달리 ‘예산은 현실’이라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 호남도 챙겨야 하지만 선거를 고려했을 때 영남은 물론 충청ㆍ강원 등 표와 직결된 지역 위주로 예산을 챙겨야 한다는 게 일반 의원들의 접근법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이 의원의 정치적 상징성을 이해하면서도 예산심사 자체가 한쪽을 늘리면 한쪽이 깎이는 방식이기 때문에 혹시라도 텃밭 지역의 예산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의원이 호남 예산 확보를 수 차례 공언한 상태라 예상만큼 반영이 안 될 경우 오히려 후폭풍이 몰아칠 수 있다는 예기도 나온다. 예산안조정소위 이틀째인 이날 소위에 들어가지 못한 새누리당 서울 지역 의원들이 “소위에 서울 지역 의원을 배정하라”고 지도부를 향해 성명서까지 내면서 당 안팎이 뒤숭숭했다.

새정치연합도 속내가 복잡하기는 마찬가지다. 이 의원이 앞장서 호남 예산을 챙기는 것에 대해 겉으로는 환영을 표시할 수밖에 없다. 이 의원 지역구와 인접한 지역구 출신의 한 의원은 “여야를 떠나 지역 차원에서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권의 호남 지역구 의원이 혼자다 보니 호남 전체가 내 지역구”라며 인근 지역의 예산까지 챙기는 이 의원을 보면서 속내가 편할 리는 없다. 호남 지역 예산이 늘어나면 자칫 모든 공이 이 의원과 새누리당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를 중심으로 전남 지역 예산에 집중하면서도 ‘호남 예산 확보’라고 주장하는 데 대해 전북 지역 의원들은 불편하기 그지없다. 전북에 지역구를 둔 한 야당 의원은 “이 의원이 ‘호남 예산폭탄’을 공언한 터라 지역구에서도 관심이 많지만 실제 전북에 떨어질 파이는 크지 않다”고 마뜩잖은 반응을 보였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송은미기자 mys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