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은 제60회 경부역전마라톤에 참가한 17개 시ㆍ도 가운데 회장 주재로 미팅을 하는 유일한 팀이다. 3월초 부임한 김양훈(45) 전남육상경기연맹 회장이 “처음 출전한 어린 선수들이 꽤 있다. 뛰는 걸 직접 보고 싶다”며 현장을 찾았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첫째 날 출발지 부산에 도착해 둘째 날 대구까지 차량을 타고 이동하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레이스 중간마다 연도에서 박수를 보냈으며, 저녁 시간 뒤에는 미팅을 열어 “즐기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기쁨 아니겠느냐”며 일일이 주자들의 어깨를 두드려줬다. 미팅 후 전달하는 격려금은 선수들에게 최고의 당근이다.
그런데 이 같은 전폭적인 지원과 깜짝 방문에도 김 회장은 처음 회장직 제안을 받고 몇 번이나 고사했다고 한다. 핸드볼 선수 출신으로서 육상 쪽에는 문외한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육상을 잘 알지도 못하고, 도움이 될 것 같지도 않다. 죄송하다”고만 했다.
그러던 중 비인기 종목의 서러움을 누구 보다 잘 알고 있는 김 회장이 마음을 돌렸다. 부임 직후 각종 대회를 돌면서 선수들을 직접 응원하기 시작했다. 이번 대회가 열리기 하루 전에도 학생독립운동기념 제27회 교육감기 마라톤대회가 전남 무안군에서 열렸지만, 곧바로 경부역전마라톤이 예정된 부산으로 이동해 출발 총성을 들었다.
김 회장은 “잘 모르니까 직접 뛰는 걸 보는 거다. 대회에 함께 하다 보니 육상이 정말 재미있는 종목이라는 걸 몸소 느꼈다”며 “선수들이 뛰는 곳이라면 어딘들 못 가겠나. 지난해 11년 만에 2위를 했는데 계속해서 발전하는 데 아낌없는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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