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친구들은 저를 노래 잘하는 웃기는 아줌마로 안다고 하네요. 그러니 가수로서 살아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려면 노래를 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양희은(62)이 8년 만에 정규 앨범을 냈다. 12곡을 담은 이번 앨범은 김시스터즈의 ‘김치 깍두기’ 리메이크만 빼고 전부 새 노래다. 17일 서울 여의도 IFC몰의 공연장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 그는 “새 앨범에는 조금 기지개를 켠다는 의미도 들어있고 최선을 다해 마무리를 잘 하자는 뜻도 담겨 있다”고 했다. 따로 타이틀곡을 두지 않았는데 양희은은 “모든 노래가 다 좋다”고 설명했다.
신곡들은 전체적으로 재즈 느낌이 강하다. 양희은만의 낭랑하고 힘찬 목소리는 여전하다. 음악평론가 임진모씨는 “나이 들어 삶을 긍정하는 아량과 관조가 지배하는, 이끼와 손때가 묻은 인간적인 목소리로 영글었다”고 평가했다.
쇼케이스에는 동생인 배우 양희경과 가수 김장훈, 김광석의 ‘서른즈음에’를 만든 강승원 등이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양희은과 양희경이 애틋한 화음으로 “아 좋은 시절 다 갔네 하지만 넌 예뻐”라고 읊조리는 ‘넌 아직 예뻐’는 양희은의 고백처럼 들렸다. 양희은과 함께 ‘당신 생각’을 부른 강승원은 “대학 시절 ‘나중에 저런 여자랑 연애해야지’라고 생각할 정도로 좋아했지만 지금은... 편안하시다(웃음)”고 했다.
스윙 재즈 리듬의 포크곡 ‘나영이네 냉장고’는 방송인 김나영이 쓴 ‘마음에 들어’에서 영감을 받은 노래다. 이 노래에 맞춰 양희은은 생전 처음 뮤직비디오도 만들었는데 개그우먼 송은이가 감독을 맡았다. 양희은은 “낯선 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허기진 마음으로 애쓰는 모든 이에게 이 노래를 드린다”고 했다.
양희은은 리메이크곡 ‘김치 깍두기’에 대해 “국민학교 때 들었던 노래”라면서 “옛 노래 한 곡을 리메이크 해야겠다 싶었을 때 이 노래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막걸리’는 ‘김치 깍두기’와 함께 “우리나라 음식에 대한 사랑을 담은 곡”이다.
이밖에 한동준, 이한철, 지근식, 김한년, 육중완(장미여관) 등도 앨범 제작에 힘을 보탰다.
양희은은 이번 정규 앨범과 별도로 싱글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윤종신, 이적 등과 함께한 싱글을 이미 발매했으며 싱글곡만 따로 모아 앨범도 낼 생각이다. 12월에는 콘서트도 연다.
연다혜 인턴기자(경희대 언론정보학과 3)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