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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인을 ‘호갱이’로 만든 대관료의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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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인을 ‘호갱이’로 만든 대관료의 불편한 진실

입력
2014.11.17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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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100세 시대, 생활체육은 국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근간이다. 올해 국민생활체육회에 등록된 동호인 클럽만 67개 종목에서 9만8,000여개에 달할 만큼 참여율이 높다. 하지만 동호인들은 공공체육시설을 이용하는데 이용료를 최대 8배나 비싸게 지불해야 한다. ‘체육행사’가 아닌 ‘일반행사’로 분류된 탓이다.

생활체육진흥법 제정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현재 생활체육을 다루고 있는 법적 근거는 국민체육진흥법이다. 하지만 이 법은 생활체육의 개념조차 없던 1962년에 제정된 것이다. 그 동안 여러 차례 개정을 했지만 생활체육 전반을 담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

이를테면 생활체육 추진단체에 대한 존립 근거조차 명시돼 있지 않다. 국민체육진흥법에는 대한체육회의 법적 지원 근거는 명시돼 있지만 국민생활체육회는 ‘기타단체’로 분류돼 있다. 국민생활체육회는 민법 제32조에 의한 사단법인이지만 17개 시ㆍ도 생활체육회 및 228개 시ㆍ군ㆍ구 생활체육회는 단체 근거가 없는 임의단체 성격이 강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자체에서는 주민복지에 필요한 공익사업을 추진하려 해도 지역생활체육회에 대한 지원 근거가 미약해 예산 편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역생활체육회로서는 매년 예산을 편성할 때 지자체에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하는 처지다.

최근 지방에서는 동호인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조례를 제정해 보완했음에도 재정 부담을 안고 있다. 지난 8,9일 부산시생활체육배구연합회는 기장실내체육관에서 배구대회를 진행하는데 대관료 60만원을 지불했다. 만약 부산시생활체육회 주관으로 했다면 공식체육대회로 인정받아 무상 대관이 가능했다. 또 경북 포항 흥해실내체육관은 배드민턴 경기를 할 경우 포항시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해 주면 주간 대관료가 2만원, 그렇지 않으면 7만5,000원이다.

이런 현실에도 생활체육의 법제화는 계속 미뤄졌다. 현재 생활체육진흥법은 116명의 여야 국회의원이 입법 발의해 국회에 상정돼 있다. 18일부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심의할 예정이다. 입법 발의된 생활체육진흥법에는 공공스포츠클럽에 대한 지원 부분과 생활체육지도자 처우개선 내용, 학교 및 직장체육의 활성화 내용 등 우리나라 체육계가 안고 있는 과제들이 담겨 있다.

지난달 29일 제95회 전국체육대회 개회식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공공체육시설 확충과 세대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구체적인 언급도 했다. 현장에서는 생활체육진흥법이 제정되면 대통령의 의지는 보다 쉽게 구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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