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신현수(23ㆍ한국전력)가 제60회 경부역전마라톤 초반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신현수는 17일 대회 이틀째 밀양~대구(67.6㎞) 대구간 중 제4소구간 청도~남성현을 달렸다. 2위 서울이 바짝 따라붙은 상황에서 바통을 이어 받아 구간 신기록을 작성하며 팀의 독주 체제를 굳혔다. 9.5㎞를 29분33초만에 통과했다. 지난해 강성권(29분47초)이 세운 기록을 14초나 앞당겼다. 전날 주례~대저동(10.2㎞ㆍ제2소구간) 코스를 30분24초 만에 끊어 한국 장거리의 간판 백승호(24ㆍ전남)가 세운 기록(30분31초ㆍ57회)을 말끔히 지운 그는 이틀 연속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유문종(57) 대회 심판장은 “보통 10㎞를 뛰면 근육통 등으로 다음 날 좋은 기록을 내기 힘들다. 신현수가 대단한 일을 해냈다”며 “특히 각 시ㆍ도 에이스들이 4구간에 몰렸다. 이날 레이스의 하이라이트에서 신현수가 주연으로 우뚝 섰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전남은 김민(25ㆍ삼성전자), 서울 최민용(20ㆍ건국대) 경기 김영진(31ㆍ삼성전자) 강원은 유승엽(22ㆍ강원도청)이 제4소구간 주자였다. 팀 내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거나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한 번쯤은 경부역전마라톤에서 우수선수로 선정된 간판들이었다. 그러나 신현수는 레이스 초반 탐색전을 벌이다 5㎞부터 속도를 끌어 올리며 압도적인 1위 기록을 남겼다.
그는 “2009년(55회) 경부역전마라톤 최우수신인상을 탔다. 내게는 좋은 추억이 있는 대회”라며 “그런데 2011년 왼 발목 수술을 받고 최근 2년 간은 제대로 뛰지 못했다. 작년에도 3일 간 뛴 이후 발목 통증이 도져 중도에 포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 하반기부터 기록이 나오기 시작했다. 통증이 없으니 경주국제마라톤(2위), 전국체전(1만m 4위)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며 “오늘 에이스들이 4구간에 다 나온다고 해 바짝 긴장했다. 자존심이 걸려 있는 만큼 죽기 살기로 뛰었다”고 덧붙였다.
신현수는 앞으로 3차례의 레이스를 남겨두고 있다. 대회 규정상 한 선수가 일주일 간 최대 5차례 밖에 뛰지 못한다. 막 레이스를 마친 가운데서도 연신 밝은 미소를 잃지 않던 신현수는 “컨디션이 매우 좋아 기분 좋다. 빨리 뛰고 싶다”며 “또 하나의 신기록을 기대해 달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대구=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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