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행사용 바람막이 등 옷 값 불과 4개월간 3638만원 지출
예산 부당집행을 지적해야 할 강원도의원들이 임기 시작 4개월 만에 자신들의 행사용 의류 구입에만 4,000만원 가까운 혈세를 사용해 물의를 빚고 있다.
17일 강원도의회 사무처에 따르면 민선 6기 시작 이후 도의원 44명의 의복 구입비에 무려 3,972만3,600원을 쏟아 부었다. 의원들은 9월30일 체육행사를 위해 4만원 상당의 티셔츠를 맞춰 입은 데 이어, 10월24일에도 10만8,900원 상당의 옷을 사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이달 들어서는 일주일 새 고급 브랜드 바람막이 단체복(21만5,000원)과 현지시찰용 겨울 점퍼(44만8,000원)을 단체로 구입해 입었다. 이렇게 불과 4개월 여 만에 의원 1명당 90만2,800여 원 꼴로 혈세가 들어갔다.
특히 도의회 사무처는 관련 피복비 예산항목이 마땅치 않자 의정운영경비를 이용해 옷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원도의 한 관계자는 “의정운영경비를 예산 항목에 부합하지 않게 사용한 것”이라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의회 사무처 직원들의 애로사항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털어놨다.
앞서 강원도의회는 지난해에도 5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1,861만2,000원을 들여 현지시찰용 의류를 구입했고, 2012년에는 단체복을 맞춰 입는데 366만6,000만원을 지출했다.
이를 놓고 일반 시민들과 사회 단체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유성철 강원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사무처장은 “아이들의 교육에 들어갈 예산 집행에는 인색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의 치장을 위해 혈세를 낭비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며 “이런 부분 때문에 도민들이 의원들에 대한 믿음이 없다”고 지적했다. 춘천시민 신모(44)씨는 “그 동안 옷이 없어서 의정활동을 제대로 못했느냐”며 “지금까지 단체로 맞춰 입은 옷 값을 모두 토해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강원도의회 사무처는 “민선 6기 시작과 함께 필요한 의복을 구입한 것”이라며 “도의원 임기 종료까지 단체복 구입을 하지 않겠다”고 해명했으나, 강원도 감사관실은 다음달 실ㆍ국 재무감사 때 예산 집행 적절성을 따져 보겠다며 대대적인 검증을 예고했다.
박은성기자 esp7@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