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과 모두 우호 협력 유지 가능 FTA 발판 한중 3.0 시대 기대"
“한국은 미국과 중국 중에서 어는 한 쪽을 선택할 필요가 없다.”
자칭궈(賈慶國ㆍ왼쪽 사진) 베이징(北京)대 국제관계학원장은 17일 한국 외교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최근 한국이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 “한국만 그런 게 아니라 호주를 비롯 다른 국가들도 모두 같은 상황”이라며 “중국과 미국이 서로 대립과 충돌을 추구하는 관계가 아닌 만큼 한국은 미중 두 나라와 모두 우호 협력 관계를 유지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상무위원이기도 한 자 원장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된 데 대해서도 “한중 관계가 점점 더 밀접해 지고 있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이젠 경제뿐 아니라 문화, 국제 문제, 교류, 정치, 군사 등 전방위로 우호 협력 관계를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치는 차가운데 경제는 뜨거워 정냉경열(政冷經熱)으로 묘사됐던 한중 관계를 정치 경제 모두 협력하는 정열경열(政熱經熱)의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이야기다.
추수룽(楚樹龍ㆍ오른쪽 사진) 칭화(淸華)대 국제전략발전연구소 부소장도 “중국의 주변국 외교의 목표는 딱 하나, 우호 선린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중국이 한국에 원하는 것은 중국이 다른 아시아 국가에 원하는 것과 다르지 않으며 이는 바로 좋은 이웃으로 지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일부 매체들은 마치 중국이 한국에 아주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처럼 전하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으로 사실과도 다르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중 FTA 타결에 따라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좀 더 높은 단계로 올라서길 기대하는 분위기도 역력하다. 장원링(張蘊嶺) 중국사회과학원 국제문제연구학부 주임은 지난 14일 한 강연에서 “한국과 중국이 단순한 시장 개방을 넘어 새로운 개방 경제권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중국이 현재 미국 중심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맞서 ‘지역경제 일체화’란 이름으로 추진중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지구(FTAAP)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이 한국에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참여를 요청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중국은 한국을 새로운 FTA 전략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며 “1992년 한중 수교부터 10여년 간의 탐색기였던 한중 1.0시대, 이후 10여년 간 교역과 투자가 급증하며 경제적으로 밀접해 진 한중 2.0시대를 지나 전방위 협력이 강화되는 한중 3.0시대를 열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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