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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벌려다 간첩 노릇… 장교 출신 30대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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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벌려다 간첩 노릇… 장교 출신 30대 구속

입력
2014.11.17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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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공작원에게 조달청 입찰 시스템 정보 등 비밀정보와 불법사업 수익금을 넘겨준 장교 출신 30대 남성이 간첩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경찰청 제2청 보안수사대는 국가보안법 위반(목적수행 간첩 예비ㆍ음모, 특수 잠입ㆍ탈출, 회합ㆍ통신 등) 혐의로 전모(37)씨를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전씨는 2011년 11월부터 2013년 1월 사이 중국 선양과 단둥에서 5차례에 걸쳐 북한 공작원과 접촉, 조달청 전자입찰 교육 자료와 교육사이트 아이디, 비밀번호 등을 전달한 혐의다. 또 ‘독도’라 불리는 북한이 만든 온라인게임 자동 실행 프로그램 6,000대를 불법으로 들여와 얻은 수익금 1억6,000만원을 조선족 환치상을 통해 북한 공작원에게 송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학군단(ROTC) 장교 출신인 전씨는 중국에서 사업을 하던 지인을 통해 2011년 11월 북한 정찰총국 소속의 공작원 A씨를 처음 만났다. A씨는 옛 국가안전기획부 시절 대북 공작원으로 알려진 ‘흑금성’의 활동 문건에도 등장하는 인물이다.

전씨는 A씨와 대당 2만5,000원~3만원에 ‘독도’를 국내에 유통하기로 하고 그 대가로 5,000만원을 받기로 했다.

전씨는 이 과정에서 국내 게임사가 ‘독도’ 작동을 막는 보안프로그램을 강화, 프로그램 작동이 막히면 A씨에게 해킹 기술 등을 요청했고 A씨는 이를 미끼로 하나원 탈북민 리스트와 조달청 서버 IP 등을 요구했다. A씨는 디도스(D-DOS) 공격이 가능한 악성프로그램을 유포하라는 지령을 내리기도 했다.

전씨는 A씨의 지령대로 하나원 탈북민 리스트 등을 수집하다 실패했지만, 악성프로그램은 인터넷 블로그 42곳에 무작위로 유포했다. 경찰은 전씨가 퍼뜨린 악성프로그램이 국내 개인과 기관 소유 컴퓨터 20만여대로 확산된 것으로 추정하고 일시에 작동했다면 정부 전산망까지 공격할 수도 있었을 것으로 봤다.

전씨는 경찰에서 “돈을 벌려고 시작했다가 북한 공작원과 얽히게 되면서 빠져나올 수 없게 됐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전씨에게 북한 공작원을 소개한 지인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유명식기자 gij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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