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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청년들의 이정표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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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청년들의 이정표 되고 싶어요”

입력
2014.11.1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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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대 이정미씨 제56회 사시 합격

실업고 출신 늦깍이 고난 이긴 영광

실업고 졸업 후 고깃집 홀서빙을 하며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 늦깍이 대학생이 사법시험에 합격해 화제다.

영산대(총장 부구욱)는 법률학과 4학년에 재학중인 이정미(29ㆍ사진ㆍ여)씨가 제56회 사법시험에 최종 합격했다고 17일 밝혔다. 2017년 마지막 사시까지 합격자를 줄이는 계획에 따라 올해 합격자는 지난해 306명보다 102명 줄어든 204명에 그쳐 이씨의 합격이 더 빛을 발하고 있다.

부산 한 실업고를 졸업한 뒤 이씨가 찾은 첫 직장은 부산 영도구 유명 고깃집의 홀서빙 자리였다. 불안정한 직장과 적은 급여 등 주변 환경에 한계를 느낀 그가 선택한 길은 대학진학이었다. 그는 “그때는 회사의 경리직만 보더라도 얼마나 안정적으로 느껴졌었는지 몰라요. 경리직도 대졸자를 찾던 때라 대학입학을 결심했습니다”라고 당시를 회고했다.

수능 공부 중 사회탐구영역의 ‘법과 사회’과목을 접하면서 본인의 적성을 발견한 그는 또래에 비해 늦은 나이인 스물둘에 ‘법률특성화 대학’을 자부하는 영산대 법률학과의 문을 두드렸다.

이씨는 교내 영화법학회 회장을 지낼 정도로 열정적인 대학생활을 보냈다. 그는 “어느 TV CF에 나오듯 나이 몇 살 더 많은 건 숫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해요. 저에겐 오히려 당당하고 적극적으로 대학생활을 보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됐습니다”고 말했다.

이씨는 중ㆍ고교 시절 꿈과 목표가 서있지 않은 상태에서 막연하게 공부했던 것을 지금 가장 후회하고 있다. 중학교 때는 어느 정도 공부를 잘하는 편이었지만, 미래에 대한 목표가 명확하지 않아 고교 때 많은 방황을 했다. 그는 후배들에게 “하루빨리 본인의 적성을 파악하고, 자신만의 꿈을 위해 도전했으면 한다”고 조언한다.

이씨는 “2000년부터 실무 위주의 차별적인 로스쿨 교육을 표방한 영산대 법과대학의 실무 교수진들의 생생하고 현장감 있는 강의가 이번 시험 준비에 많은 도움이 됐어요”라고 밝혔다.

영산대 법과대학이 로스쿨 방식의 법률 실무 교육을 실시한 것은 서울지법 부장판사를 역임한 부구욱 현 총장이 법원 재직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화 시대의 법률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법률 전문가 양성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영산대의 법률학과에 대한 투자와 노력 덕분에 이씨는 로스쿨 기숙사와 법학전문도서관, 로스쿨 콤플렉스, 모의법정 등 타 대학교 법학부와는 차별화된 우수한 시설에서 20명의 다양한 전공 및 법조실무 교수들로부터 밀착관리와 함께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본격 사법시험을 준비한 30개월 만에 합격소식을 접한 이씨는 “쟁쟁한 합격자들과 경쟁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서요. 이왕 법조인의 길에 들어섰으니, 최선을 다하고 기회가 되면 검사가 되어 꿈과 목표를 잡지 못해 방황하는 어린 친구들을 바로잡는 역할도 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한편 12회 졸업생을 배출한 영산대 법률학과는 2007년에 1명을 미국 로스쿨(SMU)에 진학시킨 것을 시작으로, 2014년까지 총 12명을 국내외 로스쿨에 진학시켰다. 2010년 오스트레일리아 연방대법원 변호사와 2011년 제54회 사법시험 합격생 2명, 2013년 미국변호사 합격자 1명 등 총 11명의 법조인을 배출하는 등 짧은 연륜에도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김창배기자 kimc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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