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패션세대 남성들의 사회 진출 다양한 아이템ㆍ컬러 시도 비지니스 캐주얼에 새바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패션세대 남성들의 사회 진출 다양한 아이템ㆍ컬러 시도 비지니스 캐주얼에 새바람

입력
2014.11.17 14:51
0 0
나인경 삼성패션연구소 연구원. 제일모직 제공
나인경 삼성패션연구소 연구원. 제일모직 제공

2008년 남성 비즈니스 캐주얼이 본격화되던 시기, 많은 남성들은 어떻게 입어야 할지 난감해했다. 비즈니스 캐주얼이란 ‘재킷을 기본으로 하되 무리하게 튀지 않으면서 정장보다는 편안하고 일반 캐주얼보다는 품위와 격식을 갖춘 복장’이라고 그 개념은 알고 있었지만, 당시 남성 출근복을 조사한 자료를 보면 기존 정장에 넥타이만 풀고 출근하는 모습이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모습은 그 후로도 몇 년간 지속되었고 남성 패션의 근본적인 변화는 쉽지 않아 보였다.

그로부터 5년 정도가 흐르면서 요지부동이었던 남성 패션에 조금씩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정장은 어깨 선을 체격에 꼭 맞추고 바지 폭이 좁아지면서 예전보다 훨씬 슬림해졌다. 여기에 포켓치프(남성정장의 가슴 주머니에 꽂는 손수건)로 포인트를 주기도 했다. 검정색과 밝은 갈색 일색이었던 헐렁한 재킷과 면 바지에서 벗어나, 슬림한 남색 블레이저(영국식 재킷)의 깃을 세워 연출하고 발목까지 짧아진 치노팬츠는 폭이 좁아진 라인에다 다양한 컬러가 등장했다. 재킷 안에 입는 셔츠도 과거에는 와이셔츠를 그대로 입었다면 줄무늬 티셔츠, 데님 셔츠 등 다양한 종류의 의류를 같이 입는 경우가 부쩍 많아졌다.

넥타이를 매는 정장 스타일은 좀 더 격식을 갖추게 된 반면, 캐주얼은 다양한 아이템과 컬러를 시도하면서 아이템 사이의 어울림에 신경 쓰는 방향으로 진화한 것이다. 이에 따라 신발, 가방 같은 잡화도 예전에는 한 가지 아이템으로 모든 스타일에 구분 없이 사용하는 개념이었다면 이제는 몽크스트랩 슈즈(벨트가 달린 구두), 날개모양의 구두코 윙팁슈즈, 로퍼(끈이 없고 굽이 낮은 구두), 서류가방, 손가방과 백팩에 이르기까지 TPO(시간ㆍTime, 장소ㆍPlace, 행사ㆍOccasion)와 취향에 따라 갖추어 입는 것이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는 1980년대 후반에 태어난 20, 30대 젊은 남성들이 최근 몇 년 간 사회에 진출하면서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학창시절부터 프리미엄 진캐주얼, 캐릭터 스포츠 캐주얼, 감성 캐주얼 등 빠르고 다양하게 변화하는 트렌드를 접했고 이후 글로벌 제조유통 일괄브랜드(SPA) 진출을 비롯해 인터넷 쇼핑몰이 급성장하는 시기를 겪었다. 그야말로 패션과 스타일, 브랜드의 범람 속에 성장한 세대였던 것. 더욱이 스마트 트렌드의 최첨병으로 해외직구를 통해 국내에 진출하지 않은 브랜드까지 섭렵하면서 다양한 개성과 스타일링에 익숙해, 이들 세대가 선택한 비즈니스 캐주얼 역시 이전과는 다른 모습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제 이들도 곧 40대가 된다. 또 다른 세상에서 성장한 새로운 20대가 사회에 진출하는 시기를 맞아 남성 비즈니스 캐주얼 스타일은 더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최근 문을 연 명동의 한 남성 편집매장은 4개 층 전체가 남성 고객들로 북적거린다. 이제 백화점에서도 혼자 쇼핑하는 남성이 낯설지 않을 정도로 변화가 이미 진행 중이고, 그 변화 속에 패션업계의 기회가 있다. 브랜드의 발 빠른 기회포착이 더욱 중요해지는 지금, 아직도 과거 남성 패션의 선입견에 사로잡혀 고객들의 감성보다 뒤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패션업계는 고객보다 한 발 앞설 수 있도록 속도를 내야 할 때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