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6일 논술고사 치른 대학들, 응시율 대부분 60~70%로 치솟아
단국대 죽전캠퍼스 인문계는 85%… 논술학원에도 막바지 수험생들 밀물
지난 13일 치러진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수학, 영어 등 주요 과목이 역대 가장 쉽게 출제돼 정시 모집의 혼전이 예상되면서 수시 논술 고사장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응시율이 치솟고 논술학원에는 수강생이 몰리고 있다.
입시업체 등에 따르면 수능 이후 첫 논술고사가 치러진 15일과 16일 대부분의 대학에서 60~70%의 높은 응시율을 기록했다. 단국대 죽전캠퍼스의 논술 응시율은 자연계열 79.4%, 인문계열 85.2%로 지난해보다 각각 12.1%포인트, 33%포인트 올랐다. 경희대는 67%, 성균관대 인문계열은 66.7%의 수험생이 논술 고사장을 찾았다.
수시에 합격하면 정시 지원이 아예 불가능하기 때문에 수능 가채점 결과가 좋은 수험생들은 수능 전에 접수했던 수시 전형 시험에 응시하지 않고 바로 정시를 노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올해 수능에서는 국어 B형을 제외하고는 국어 수학 영어의 1등급 추정 점수가 모두 96~100점일 정도로 쉬워 수험생들은 목표 대학의 정시 합격 가능성을 가늠하기 어려워졌다. 의대 진학을 목표로 했던 안모(18)군은 “친구들 사이에 수능의 변별력은 실수 변별력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며 “상위권 친구들 중 한 두 문제라도 실수한 친구들은 수시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고 하거나 벌써부터 재수를 마음먹기도 한다”고 씁쓸해했다.
국어 B형이 어렵게 출제돼 변별력이 있다는 인문계열의 경우에도 수험생들은 “논술 고사에 사활을 걸었다”고 말했다. 16일 서강대 인문계열 논술에 응시한 허모(18)군은 “평소 자신 있던 영어와 수학은 모두 100점이지만 변별력이 없어 표준점수를 많이 못 받는다고 한다”며 “국어는 (가채점 결과) 3등급인데 수시에서 못하면 정시 원서를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16일 인문계열 논술이 치러진 숙명여대에서 만난 수험생 장모(18)양은 “평소 모의고사 성적이 좋아서 정시에 집중했었는데 쉬운 과목조차 실수로 등급이 많이 내려가 논술을 잘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수험생 김현주(18)양도 “평상시보다 점수는 잘 나왔지만 한 문제로도 당락이 결정되는 상황”이라며 “작년에도 정시에서 예상치 못하게 떨어진 선배들을 봤기 때문에 수시에 집중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수험생 딸을 응원하러 온 학부모 김모(44)씨는 “학교 선생님들도 가채점 결과만으로 정시합격을 장담할 수 없으니 최저학력 기준에 약간 미치지 못하더라도 일단 수시 논술을 놓치지 말고 치르라고 조언한다”면서 “결국 논술 사교육 받은 아이들이 유리해지는 게 아니겠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 입시업체 관계자는 “쉬운 수능의 영향으로 대학별 논술 시험이 몰려 있는 다음주말까지 남은 일주일 동안 서울과 지방 모두 논술고사 대비 수강생이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주말에 치러진 논술 고사는 대체로 쉬웠다는 분석이다. 인문계열은 대학별 모의 논제와 크게 다르지 않은 평이한 제시문이 출제됐고, 자연계열은 평이했던 수학에 비해 계산 문제가 포함된 과학 논술이 까다로웠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논술의 변별력이 사라져 내신 성적이 논술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면서도 “지나치게 어려웠던 예전의 논술이 정상화되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양진하기자 real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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