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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천하장사..." 정경진도 울고 털보 감독도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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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천하장사..." 정경진도 울고 털보 감독도 울고

입력
2014.11.16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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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수 3-2누르고 2억 상금...생애 처음으로 천하장사 등극

백두장사는 네 차례 올랐지만...올해 들어선 부상 탓 무관 그쳐

정경진(창원시청)이 16일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 2014 천하장사씨름대축제 천하장사 결정전에서 윤정수(동작구청)를 꺾고 천하장사에 오른 뒤 포효하고 있다. 김천=연합뉴스
정경진(창원시청)이 16일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 2014 천하장사씨름대축제 천하장사 결정전에서 윤정수(동작구청)를 꺾고 천하장사에 오른 뒤 포효하고 있다. 김천=연합뉴스

제자도 울고, 스승도 울었다. 제자는 1년 간의 부진을 딛고 마침내 스승의 우승 한을 풀어 행복한 눈물을 쏟았다. 스승은 열악한 팀 상황에도 천하장사 타이틀을 품에 안은 제자가 대견스러운 나머지 좀처럼 울음을 참지 못했다.

정경진(27ㆍ창원시청)은 16일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 2014 천하장사씨름대축제 천하장사 결정전에서 윤정수(29ㆍ동작구청)를 3-2로 꺾고 우승했다. 그 동안 백두장사만 네 차례 올랐지만 천하장사 꽃가마를 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경진은 천하장사 등극으로 상금 2억원을 손에 넣었다.

제자가 정상에 오르자 ‘털보’ 이승삼(53) 창원시청 감독은 곧바로 모래판 위로 올라가 정경진을 끌어 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함께 고생했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듯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이 감독은 “(정)경진이가 2011년 처음 백두장사에 오를 때 운 이후 두 번째 눈물을 흘렸다”며 “올 시즌 허리 부상으로 고생했고 성적도 잘 안 나왔는데 가장 중요한 마지막 대회에서 큰 일을 해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를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것도 생각하니까 더욱 뭉클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애써 울음을 참던 정경진은 인터뷰 도중 참았던 눈물을 보였다. 그는 “지난해에 기대를 많이 하고 있었는데 계속 좌절을 맛 보고 몸도 많이 아팠다”며 “감독님이 선수 시절 한번도 이루지 못한 천하장사 꿈을 이뤄드리겠다고 약속했는데 소원을 현실로 만들어드린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한 “내년 1월 딸이 태어나는 만큼 아내와 딸을 위해 꼭 천하장사에 오르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경진과 이 감독의 인연은 2009년 시작됐다. 당시 이 감독은 인제대를 졸업한 정경진을 데려오며 “3년 내 장사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정경진은 스승을 믿고 따랐고, 첫 결실이 2011년 6월 단오대회에서 이뤄졌다.

정경진은 다른 중량급 선수들과 달리 경량급부터 시작해 여러 기술을 구사할 수 있다. 유연성과 빼어난 무게 중심 이동으로 등채기, 밭다리, 빗장걸이, 돌림배지기 등 상황마다 다양한 기술을 선보인다. 경기 스타일도 빠르고 다이나믹하다.

정경진은 2013년 3관왕에 올라 백두급 최강자로 우뚝 서는 듯 했지만 올해 천하장사 대회 전까지 무관에 그쳤다. 쉼 없이 달려온 탓에 허리를 비롯한 잔부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8강부터 결승까지 스페인의 강자 마르코스 레데스마(28), 올 시즌 2관왕 김진(25ㆍ증평군청), 천하장사 2회 우승에 빛나는 윤정수(29ㆍ동작구청)까지 잇달아 모래판에 눕히고 포효했다.

김천=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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