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에티오피아에서 사람들이 죽어나갔다. 기아였다. 언론이 참상을 전하자 유명 팝스타들이 행동에 나섰다. 에티오피아인을 돕기 위해 음반을 만들었다. 아일랜드 그룹 더 붐타운 래츠의 리더 밥 겔도프가 주도했다. 필 콜린스와 스팅, U2의 보노 등 당대의 인기 스타들이 밴드에이드라는 자선 밴드를 결성했다. 영국 런던 노팅힐의 삼 스튜디오에 모여 노래 ‘그들도 크리스마스를 알까?’를 녹음했다. 반향은 컸다. 음반은 350만장이 팔렸고 미국에선 마이클 잭슨과 스티비 원더 등이 모여 ‘우리는 세계’를 부르며 화답했다. 겔도프는 노벨평화상 후보로까지 거론됐다.
밴드에이드 탄생 30주년을 맞아 팝스타들이 15일 오전 다시 뭉쳤다. 에볼라에 신음하는 서아프리카 3개국 라이베리아와 기니, 시에라리온 돕기 기금 마련을 위해 ‘그들도 크리스마스를 알까?’를 새롭게 녹음했다. 장소는 30년 전과 마찬가지로 삼 스튜디오였다.
이날 겔도프와 보노가 모습을 보였고 새로운 멤버도 나타났다. 젊은 층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그룹 원 디렉션이 합류했고 그룹 콜드플레이의 크리스 마틴과 그룹 제드 제플린의 로버트 플랜트도 함께 했다.
아침 일찍 녹음실에 들어간 30명 가량의 팝스타들은 종일 화음을 맞췄다. 가사는 서아프리카의 현실에 맞춰 바뀌었다. “서아프리카엔 크리스마스가 와도 평화도 기쁨도 없어… 그들에게 크리스마스가 다시 왔음을 알리자.”
겔도프는 녹음에 들어가기 전 “에볼라 감염이 두려워 남편이 죽어가는 아내를, 부모가 죽어가는 아이를 안지 못하는 점이 극도로 싫었다”고 말했다. 그는 “단지 서아프리카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내일 이곳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원 디렉션의 멤버 해리 스타일스는 “모두가 한가지 일을 위해 모였다”며 “오직 하나의 초점과 목표가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밴드에이드가 녹음한 곡은 16일 방송에서 첫 공개됐고 17일부터 공식 발매된다. 디지털 음원은 0.99펜스(약 1,700원)이고, 음반으로는 4파운드(약 6,900원)에 팔릴 예정이다. 겔도프는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이 판매수익 모두를 기부한다는 조건으로 수익에 대해 세금을 물리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밴드에이드는 1989년과 2004년에도 아프리카를 돕기 위해 ‘그들도 크리스마스를 알까?’를 녹음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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