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호주 정상 성명 발표에
푸틴, 가장 먼저 귀국길 올라
16일 호주 브리즈번에서 막을 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러시아 성토장이 됐다. 각국 정상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개입하지 말 것을 촉구했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G20 공동선언문이 공식 발표되기도 전에 귀국 비행기에 올라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토니 애벗 호주 총리는 16일 브리즈번에서 3자 회담을 갖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러시아의 크림 합병과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 불안을 가중시키는 행동에 반대한다”며 러시아가 말레이시아항공 MH17기 피격 사건 책임자를 재판에 회부할 것을 촉구했다. 서방국들은 MH17기가 러시아가 지원하는 반군이 쏜 미사일에 격추됐다고 판단해왔다.
앞서 캐나다 영국 등 다른 서방국 정상들도 15일 G20 정상회의에서 만난 푸틴 대통령을 거세게 비난했다.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는 이날 푸틴이 악수를 청하러 다가오자 “당신과 악수는 하겠지만 할 말은 단 하나 뿐”이라며 “우크라이나에서 나가시오”라고 말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 없으니 나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대응했다”고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수석이 전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러시아가 자신만의 길을 계속 가 불안을 키운다면 서방은 제재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서방 정상들의 압박이 거세지자 푸틴 대통령은 G20 정상 중 가장 먼저 귀국길에 올랐다. 호주 국영방송 ABC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6일 오후 3시쯤 전용기로 브리즈번 공항을 통해 가장 먼저 출국했다. G20 정상회의 의장인 애벗 총리가 회원국 정상들이 합의한 공동선언문을 공식 발표하기 전이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출국 전 러시아 언론사 기자들만을 상대로 한 회견에서 “회의가 매우 건설적이고 생산적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5일 반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 일주일 내에 국영기업 등 모든 공공 사업을 철수할 것을 각료들에게 지시했다. APF통신은 우크라이나 고위 관계자의 말을 빌어 학교, 병원, 응급서비스 등도 철수 대상에 포함된다고 전했다.
신지후기자 h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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