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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 100리길' 풍경 담은 옛 시집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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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 100리길' 풍경 담은 옛 시집 출간

입력
2014.11.16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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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문화진흥재단·영동대 합작, 김시습 등 작품 70여편 번역

“적막에 싸인 백제의 옛 성에/구름이 아침마다 모여드네/용이 동부로 돌아가니 산에는 습기가 돌고/말이 부상을 엿보디 바다 빛이 일렁이네…” 조선중기 문신 변신환(1590~1666)이 지은 한시 ‘상당산성의 아침구름’의 일부분이다.

상당산성~초정약수~증평 율리를 연결하는 일명 ‘세종대왕 100리길’풍경을 노래한 옛 시를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이 영동대 호서문화연구소(소장 임동철)에 의뢰해 출간한 길 위의 선비, 시심에 젖다에는 세종 때부터 20세기 후반까지 상당산성, 초정약수, 율리 일대를 읊은 한시 70여 편이 실렸다. 현대인들이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해설도 곁들였다. 한시 연구와 번역은 호서문화연구소 임소장과 김용남 연구위원ㆍ신범식 영동대교수 등이 맡았다. 화가 강호생씨가 수묵담채화로 밑그림을 넣어 옛 선비의 시를 그림으로 만날 수 있도록 했다.

책은 상당산성권(숲길), 초정약수권(물길), 증평율리권(들길)등 3부로 짜였다. 상당산성권에서는 매월당 김시습이 1463년 호남으로 가던 중 상당산성에 들러 성곽과 자연의 풍광을 예찬한 ‘산성에서 놀다’란 시가 눈길을 끈다. 조선 후기의 학자 박노중, 연최적, 신필청의 빼어난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초정약수권은 세종대왕이 초정에서 요양할 때 수행했던 대신들의 시가 주를 이룬다. 예조판서를 지낸 하연을 비롯해 박팽년, 신숙주 등 수많은 학자들이 초정약수의 영험함과 주변 풍경을 노래했다.

증평율리권에는 책벌레로 이름난 김득신의 시가 가장 많다. 진주 목사 김시민의 손자로 사기의 백이전을 무려 11만번이나 읽었다고 전해지는 김득신은 고향인 율리의 숲과 계곡, 마을 풍경을 시로 읊었다.

임동철 호서문화연구소장은 “옛 선비들의 시를 통해 우리 고장의 역사문화를 이해하고 나아가 전통을 더욱 계승 발전시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은 상당산성~초정약수~율리를 잇는 40km를 역사문화가 숨쉬는 테마길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이야기를 발굴하고 문화예술 콘텐츠도 개발하고 있다. 길 이름은 1444년 세종이 117일 동안 초정 인근에서 머문 인연을 부각시키기 위해 ‘세종대왕 100리길’로 지었다.

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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