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에서 딱 1년만 살아보고 싶다는 사람이 있다. 물론 불가능한 꿈이다. 그는 여행자나 단기 체류자가 아니라 쿠바 사람이 돼서 그들의 정서로 그들의 문화에, 딱 1년만 젖어 살아보고 싶어 한다. 그는 쿠바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나라지만, 20세기 인류에게 선사한 문화, 특히 음악 하나만으로도 위대하다고 말하곤 한다.
14일 로이터통신은 어떤 사연도 관련 기사도 없이 저 사진을 올렸다. 그가 가게 점원이고, 가게 문 앞에 저렇게 앉아 있다는 게 사진설명의 전부다. 컨테이너로 만든 양철 벙커 같은 건물. 허리를 굽혀야만 겨우 나들 수 있는 비현실적인 입구. 그가 파는 상품의 어떤 껄끄러운 사연을 저 작은 입구가 침묵으로 말해주는 걸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는 햇빛을 막고 있고, 그 햇빛을 페도라 모자와 노란 테 선글라스가 막아주고 있다. 드러냄에 대한 완강한 저항. 다만 드러난 것은 “Style is Every-Thing”이라는 셔츠의 글이 전부다.
음악을 모르고 쿠바음악은 더 모르지만, 그의 말이 어쩌면 옳을지 모르겠다.
최윤필기자 proose@hk.co.kr 하바나=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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