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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학원, ‘돈으로, 세계로’

입력
2014.11.16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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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학원 설립 때 100만달러·운영비 年15만달러까지 지원

전세계 120개국 439개 대학서 운영

금융위기로 미국 재정이 고갈 상태였던 2010년. 미국 상원외교위원회 리차드 루거 의원이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에게 물었다. “왜 중국은 미국에 60개 공자학원을 설치했는데, 우리는 문화센터가 중국에 4개 밖에 없는 겁니까.”힐러리 장관이 말했다. “미국에게는 그만한 돈이 없습니다.”

2004년 대한민국 서울에 1호 학원이 설치된 지 10년 만에 전세계 120여개국으로 공자학원이 급속히 확장할 수 있었던 건 돈의 위력 때문이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공자학원을 설립할 때 100만달러(10억원), 그리고 매년 10만~15만달러(1억~1억5,000만원) 운영자금을 댄다.

공자학원을 유치한 현지 대학도 운영 경비의 절반 가량을 부담해야 하지만, 중국어 강좌 수입까지 고려하면 기초적인 덧셈과 뺄셈 만으로도 ‘남는 장사’라는 걸 알 수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대학이 ▦하나의 ‘중국정책’ 수용 ▦민감한 정치 이슈 논의 금지 ▦공자학원 인사권 포기 등 굴욕적 조건에도 불구, 공자학원 유치에 목을 건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런데 중국 정부는 공자학원과 관련, 아직도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중국국가한판 관계자는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15년까지 공자학원은 500개, 공자학당은 1,000개까지 설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해외에서 공자학원을 거쳐간 수강생 숫자를 150만명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돈을 쏟아 부은 만큼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베이징 외국어대 정치과학부 타오 시에 교수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공자학원이 대폭 늘어난 유럽과 미국에서 중국에 대한 인식이 오히려 악화했다. 미국 퓨리서치 조사에서도 미국인의 대 중국 호감도는 2011년과 2013년 사이에 14%포인트나 감소했다. 실제로 중국 내부에서도 공자학원 대신 열악한 중국 농촌의 교육환경 개선에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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