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대결’ 문경은, 또 웃었다
1990년대 ‘오빠 부대’를 몰고 다녔던 문경은(43) 서울 SK 감독과 이상민(42) 서울 삼성 감독이 지난달 12일 첫 지략 대결을 펼친 이후 33일 만에 다시 만났다.
지도자 선배 문 감독은 1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전을 앞두고 올해 처음 지휘봉을 잡은 이 감독에 대해 “팀은 구상했던 대로 색깔(빠른 농구)을 내고 있는데 성적이 안 나와 속으로 얼마나 답답하고 힘들까”라고 안타까워했다. 문 감독 역시 2011년 SK 감독 대행 시절 9연패를 당하는 등 성장통을 겪었다.
절친한 후배의 아픈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승부는 절대 양보할 수 없었다. 문 감독의 SK는 경기 내내 삼성을 압도하며 93-69 완승을 거뒀다. 3연승을 달린 SK는 10승4패로 공동 3위였던 원주 동부를 밀어내고 단독 3위에 자리했다. 반면 삼성(4승10패)은 4연패 늪에 빠지며 공동 8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SK는 장신 포워드 군단을 앞세워 삼성을 공략했다. 애런 헤인즈(201㎝)가 1쿼터에만 11점을 몰아치고 박승리(198㎝)가 5점을 보태 26-14로 기선을 제압했다. 2쿼터에는 헤인즈와 김민수(200㎝)가 나란히 8점씩 16점을 합작해 점수차를 더욱 벌렸다. 삼성은 리오 라이온스(206㎝), 김준일(202㎝)로 맞섰지만 리바운드 싸움에서 14-20으로 밀렸고 실책도 SK보다 5개 많은 8개를 범했다.
전반을 51-32로 크게 앞선 SK는 3쿼터 중반 상대 추격에 61-49, 12점 차까지 쫓겼지만 주희정과 김선형의 3점포로 한숨을 돌렸다. 이후 김민수의 호쾌한 리버스 덩크슛, 골밑 득점이 연달아 나오고 코트니 심스까지 2점을 추가해 73-54로 다시 달아났다. 여유 있는 리드를 안은 SK는 4쿼터에 벌어진 점수 차를 마지막까지 잘 지켰다. SK는 김민수가 20점, 헤인즈가 21점을 넣었다.
인천에서는 인천 전자랜드가 부산 KT를 91-69로 꺾고 지긋지긋한 9연패 사슬을 끊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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