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회장 "보고서 발표 과정 코미디"
국제축구연맹(FIFA)이 2022년 월드컵을 유치한 카타르의 비리 의혹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내리자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마이클 가르시아 FIFA 윤리위원회 수석 조사관은 14일 성명을 통해 전날 월드컵 개최지 재선정 수준의 비리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윤리위의 발표 내용과 조사 종료 선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가르시아 조사관은 “FIFA 윤리위가 하도 잘라내는 통에 사실 관계와 결론이 불완전하고 오류투성이”라면서 “윤리위가 조사 결과를 다시 공개하도록 FIFA 항소위원회에 이의신청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변호사 출신 가르시아 조사관은 2012년 FIFA 윤리위 조사관으로서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을 둘러싼 비리 의혹을 2년 동안 조사해왔다. 그는 의혹이 될 수 있는 모든 사안의 사실 관계를 수집했다며 430쪽에 달하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은 보고서 전체 내용 공개를 반대하다 전날 42쪽으로 압축해 발표했다.
그렉 다이크 잉글랜드축구협회(FA) 회장은 “FIFA 보고서 발표의 모든 과정이 코미디였다. 어디서 웃어야 할지 그 포인트를 찾지 못하겠다”고 비꼬았다. 미국 CNN은 “FIFA가 내전에 휩싸였다”고 보도했고, 뉴욕 타임스는 “FIFA가 입증할 수 없는 부분만 모아 보고서를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FIFA가 요약 발표한 보고서에도 월드컵 유치 국가들의 치부가 일부 드러냈다. 카타르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와의 평가전, 아프리카축구연맹 총회의 개최 자금을 지원했다. 모하메드 빈 함맘(카타르) 전 FIFA 집행위원은 카리브해, 아프리카 축구계 고위 인사들에게 현금을 돌렸다. 아프리카는 2022년 월드컵 개최지 투표 때 카타르에 몰표를 던졌다.
일본은 FIFA 고위 임원들과 그들의 부인들에게 카메라, 명품 가방 등의 고가품을 선물했고, 한국은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지구촌 축구 발전을 위한 7억7,700만 달러(8,5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하겠다고 집행위원들에게 편지를 보낸 게 문제로 지적됐다.
한편 미 연방수사국(FBI)는 FIFA 윤리위 발표와 상관 없이 해당 인사들의 금전관계를 추적해 비리 여부를 계속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FBI는 가르시아 조사관의 전체 보고서를 토대로 비리에 연루된 관계자들을 수사할 예정이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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