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에게 수표를 현금으로 바꿔달라고 한 뒤, 현금만 챙겨 달아난 50대 남성이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올해 1월부터 이달 초까지 장거리 손님을 가장해 택시기사를 속여 서울 종로와 강남, 송파, 마포 일대에서 24번에 걸쳐 총 319만원을 챙겨 달아난 남모(57)씨를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남씨는 지난 달 23일 오후 종로 경복궁역에서 “김포공항에 들렀다가 다시 종로로 돌아오겠다. 중간에 세무서에 내려 일을 보는 것을 기다려주면 1만~2만원을 더 주겠다”며 장거리 손님을 가장해 택시를 탔다. 이후 종로구 낙원동의 세무서 앞에 이르러 택시기사에게 “세금을 내야 하는데 수표밖에 없으니 현금으로 바꿔달라”며 은행 서류봉투 속에서 10만원 권 수표 2장을 꺼내 보여준 후 택시기사에게 현금 10만원을 받고는 택시 안에 따로 준비한 빈 서류봉투만 놓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남씨는 낙원동 세무서 앞에서만 같은 수법으로 8번에 걸쳐 범행을 저질러 피해를 입은 택시기사들의 신고를 받은 경찰의 잠복 수사 끝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조사 결과 남씨는 교대시간인 오후 3~5시에 택시 기사들이 가장 현금을 많이 갖고 있고, 사납금 입금에 쫓겨 장거리 손님을 선호한다는 점을 노려 범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2~3년 전에도 남씨는 같은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러 3차례 입건됐으나 피해금액이 경미해 벌금형에 그쳤다.
경찰은 “수법의 대담성이나 연속성으로 보아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남씨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박소영기자 sosyo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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