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비지니스 인사이더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이혼율은 53%에 육박한다. 결혼한 부부의 절반이 결국 갈라서고 마는 것이다. 세계 1위 이혼율을 보일 만큼 이혼이 잦아지면서 미국 사람들은 이혼을 기념하고 싶어 하기 시작했고, 따라서 이름도 생소한‘이혼 축하 사업’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BBC가 전한 미국 등의 이혼 비즈니스 실태를 소개한다.
라스베가스에 있는 ‘이혼 파티 플래너’회사는 웨딩드레스 기관총으로 쏘기, 나이트클럽 입장, 골프 치기, 스트립쇼 관람, 스카이다이빙 등 싱글로서의 새로운 삶을 축하하는 서비스를 패키지로 제공한다. 기관총으로 웨딩드레스를 쏘는 행위는 고통스러운 이혼을 마무리 짓는다는 의미의 하나의 의식이다.
‘이혼 파티 플래너’는 라스베가스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이며 패키지당 109만~527만원까지 다양하다. 2012년 이 회사를 설립한 글린다 로즈(51)는“여성들은 웨딩드레스를 쏘면서 모든 분노를 없애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설립 이후 이 회사는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했고, 비슷한 회사들이 라스베가스를 중심으로 많이 생겨났다. 라스베가스는 미국 내에서도 이혼율이 가장 높은 도시다.
조금 더 조용하게 이혼을 기념하고 싶은 부부들을 위한 ‘이혼 케이크’도 있다. 플로리다 마이애미 근처의‘엘리트 케이크 크리에이션’빵집은 매달 3, 4건의 이혼 케이크 주문을 받고 있다.‘이혼 케이크’에는 행복한 신랑신부의 모습 대신 신부가 신랑의 다리를 잡고 쓰레기장에 버리러 가는 모양의 모형 등이 올라가 있다. 케이크를 주문하는 사람들은‘그를 휴지통으로 끌고 가라’ 같은 문구를 새겨달라고 요청한다. 이 빵집의 이혼 케이크는 매달 10개 한정으로, 개당 약 7만원에 팔고 있다. 주인인 비트리즈 테로는 “내 고객 중 한 명은 웨딩케이크를 주문하고 5년 뒤 이혼케이크를 주문했다”며 “인간관계는 어렵지만 내가 할 일은 힘든 상황을 조금 더 달콤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이외 나라에서도 비슷한 사업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는‘호텔 이혼’사업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이혼을 하고자 하는 부부는 금요일에 호텔에 입실한 뒤, 주말 중에 변호사를 만나 이혼에 합의하게 된다. 부부는 마지막 날인 일요일 이혼 서류에 서명을 한 후 샴페인을 마시고 퇴실한다.‘호텔 이혼’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약 549만원을 지불하면 된다.
이 사업을 시작한 짐 하펜스는 친구 부부가 법률 회사를 통해 긴 기간에 걸쳐 비싼 비용을 지불하며 힘들게 이혼하는 것을 보고 창업을 결심했다. 회사는 호텔을 직접 소유하고 있진 않지만, 네덜란드에 있는 여섯 개 호텔, 뉴욕의 한 개 호텔과 제휴하고 있다. 하펜스는 현재 다른 국가로도 사업을 확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하펜스는 “이혼 절차는 빠르고 저렴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우리는 부부가 싸움 없이 긍정적인 방법으로 이혼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주장한다. 이 회사는 95%의 이혼 성공률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들이 성공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 로빈 도이치 미 매사추세츠대 심리학 교수는“사람들이 자신이 무언가를 잃었다는 사실을 의식을 통해 인정하고 싶어하는 것”이라며“이는 이혼 부부들에게 희망과 끝의 감정을 동시에 부여해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수 인턴기자(숙명여대 미디어학부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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