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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운하 주변 매각 불발...난개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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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운하 주변 매각 불발...난개발 우려

입력
2014.11.1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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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대기업과 일괄매각협상 결렬

1차매각 실패 LH, '쪼개기' 매각...

운하 주변 정비사업에도 악영향

포항운하 옆 상업용지(운하 오른쪽)가 준공 7개월이 지나도록 주인을 찾지 못하고 공터로 남아 있다.
포항운하 옆 상업용지(운하 오른쪽)가 준공 7개월이 지나도록 주인을 찾지 못하고 공터로 남아 있다.

물길 옆 수변카페, 하룻밤을 묵었으면 하는 선망의 특급호텔, 한여름 더위를 한방에 날려버릴 워터파크에다 운하를 흐르는 물길을 은은하게 밝혀줄 수변카페…. 2006년 포항운하 건설계획 당시 사업완료 후 그려온 포항운하의 모습이다.

경북 포항시의 포항운하 주변개발이 난관에 봉착했다. 운하 주변 부지에 대한 일괄매각이 사실상 무산됨에 따라 해양관광의 거점은커녕 난개발에 따른 슬럼화를 걱정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포항시는 롯데자산개발㈜과 운하 주변 상업용지 일괄 매각을 위해 한 달 넘게 협상을 벌였으나 최근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시 건설도시국 관계자는 “롯데 측 실무진이 그 동안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매매가 성사될 것으로 알았는데 얼마 전부터 입장이 바뀌었다”며 “일괄매각은 솔직히 비관적”이라고 말했다.

포항운하 조성으로 생긴 상업용지는 28필지 3만3,443㎡. 일괄매각협상이 완전 결렬로 확인되면 해당 부지 소유자인 한국토지주택(LH)공사는 분할 매각에 나서게 된다. 포항운하 건설사업 시행자인 LH는 해당 부지 매각을 통해 860억원의 투자비를 회수할 계획이다.

일괄매각이 무산됨에 따라 LH는 투자비회수를, 포항시는 난개발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LH가 개별 필지로 나눠 팔게 되면 포항시가 계획한 특급호텔이나 놀이시설 유치는 사실상 물 건너가게 된다. 부동산개발 전문가들은 “워터파크 부지용 땅이 7,593㎡인데, 리조트 부대시설이라면 몰라도 워터파크 단독으로는 채산성을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며 “사업대상 부지가 1만평 정도에 불과한데 포항시가 너무 부풀린 것 같고, 부지 형태가 운하를 따라 폭이 좁고 긴 형태여서 일괄매입하려는 사업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LH는 포항시의 일괄매각 협상에 앞서 필지별 매각을 시도했으나 28필지 중 2필지 1,000여㎡만 팔림에 따라 더 잘게 쪼개 매각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렇게 되면 대규모 관광지 조성은커녕 인근에 추진 중인 재정비 사업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시는 포항운하 복원사업과 함께 주변 지역도 정비되도록 지난 2011년 말 해도동과 송도동, 죽도동 약 59만㎡를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했다.

지역 한 부동산개발업체 관계자는 “운하 주변으로 작은 가게나 건물들이 빽빽하게 들어서면 물길만 생겼을 뿐 개발 이전과 다를 바가 없다”면서 “낙후된 송도와 해도 일대의 환경 개선까지 고려했던 포항시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는 셈”이라고 말했다.

일괄매각 실패는 LH에게도 막대한 손실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해당 부지 감정가가 603억3,900여만원에 불과한 와중에 일괄매각에 따른 프리미엄커녕 매각가가 감정가에도 못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사업성이라는 측면에서만 보면 경제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밀어부친 데 따른 필연적인 결과라는 지적이다. 감사원은 최근 LH에 대한 경영관리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 발표를 통해 “포항운하 건설사업은 처음부터 200억원의 손실이 예상됐고 정부정책사업도 아닌데 뛰어들었다”고 지적했다.

LH 포항사업단 관계자는 “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시급한 상황이라 더 이상 포항시 사정을 봐줄 수 없다”며 “시와 협의를 거쳐 필지를 더 쪼개 매각에 나설 것이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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