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일보(人民日報)가 10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주최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환영 연회를 ‘만방래조’(万邦來朝)에 비유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온 주변 국가가 조공을 바치러 온다’는 뜻의 이 표현은 당(唐) 나라 등 중국 역사에서 가장 국력이 번성했던 왕조 시대를 상징한다.
인민일보 인터넷판인 인민망은 12일 ‘베이징 APEC이 중국에 가져다 주는 10대 보너스’라는 기사에서 이번 APEC 회의는 중국이 지금까지 주최한 국제회의 중에서 세계의 주목을 가장 많이 받은 행사라고 전했다. 특히 회의에서 중국의 주도권을 ‘첫 번째 보너스’로 소개한 뒤 “주최국 이점은 중국이 의사일정을 주도적으로 구성할 수 있게 했다. ‘수이리팡’ 연회는 사람들로 하여금 만방래조를 느끼게 했다”고 덧붙였다. 수이리팡은 베이징 올림픽 수영경기장 이름으로 APEC 정상회의 참석 차 방중한 21개국 정상을 위한 연회가 열린 곳이다.
한편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같은 날 사설에서 만방래조라는 표현은 서방 언론이 “중국을 모함하기 위한 것”이라고 치부했다. 서방의 적대세력이 ‘중국위협론’을 부추기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인민일보의 만방래조 표현에 중국 내 일부 누리꾼과 홍콩 언론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한 누리꾼은 웨이보에 인민일보 기사와 환구시보 사설을 나란히 캡처해 소개한 뒤 “만방래조? 참 꿈도 거창하게 꾼다”고 비꼬았다. 홍콩 봉황망도 웨이보에 논란이 되는 두 글을 나란히 게재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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