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투표하기엔 증거 불충분"
국제축구연맹(FIFA)이 2022년 월드컵 유치 과정에서 불거진 카타르의 비리에 대해 무혐의 판정을 내렸다.
FIFA 윤리위원회 심판관실은 13일 “2018년 러시아 월드컵,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일련의 걱정스러운 사건들이 있었으나, 절차를 다시 밟을 만큼 증거가 충분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한스 요아힘 에케르트 FIFA 윤리위 심판관실장은 “어떤 사건은 2018년,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의 정직성을 위협하는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비리 의혹과 관련해 찾아낸 사실들에 수긍되는 면도 있지만 불거진 문제를 전체적 시각으로 보기에는 부족했다”면서 “개최지 재선정을 생각하기에는 너무 부족했다”고 강조했다. 에케르트 실장은 두 월드컵과 관련한 비리 의혹을 조사하는 작업을 공식적으로 종료한다고 선언했다.
FIFA 윤리위는 카타르가 2022년 월드컵의 개최권을 얻는 과정에서 각종 의혹이 난무하자 최근 2년 동안 사실 관계를 조사해왔다. 미국 변호사 마이클 가르시아 윤리위 수석조사관은 350쪽 분량의 조사 보고서를 9월 윤리위 심판관실에 제출했다. 가르시아 조사관은 의혹의 진위, 제재 권고, 추가 조사가 필요한 사안, 제도 개선안으로 보고서를 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보고서에는 비리 혐의를 사는 핵심인물 75명에 대한 인터뷰와 20만 건에 달하는 서면 증거가 반영됐다. 개최지를 선정하는 주체인 FIFA 집행위원들을 겨냥한 지원국들의 각종 로비가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FIFA 수뇌부는 이 보고서를 액면 그대로 공개하는 것을 거부해 가르시아 조사관과 갈등을 빚었다. 제프 블래터 FIFA 회장도 “집행위원회에서 보고서를 공개하라는 요청이 없었다”며 거부했다.
FIFA 윤리위는 공개 요구가 세계 축구계 뿐만 아니라 팬들 사이에서도 쇄도하자 이날 보고서를 42페이지로 압축해 발표했다.
카타르는 2010년 12월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FIFA 집행위원 투표에서 한국, 미국, 일본, 호주를 제치고 월드컵 개최권을 따냈다. 한국은 3차 투표에서 카타르, 미국에 밀려 탈락했다. 카타르는 개최권을 얻었으나 모하메드 빈 함맘(카타르) 전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의 금품 살포 비리가 적발되면서 유권자를 매수했다는 의혹을 샀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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