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유희열의 프로젝트 밴드
성시경 노래 '세 사람' 타이틀곡
선우정아ㆍ다이나믹 듀오 등 참여
기존 앨범에 없던 새로운 음악도
방송인 유희열이 아닌 프로젝트 밴드 ‘토이’가 돌아온다.
SBS ‘K팝스타 시즌4’, tvN ‘SNL 코리아’와 ‘꽃보다 청춘’까지 많은 방송에 출연하던 유희열은 올해 여름 자신이 진행을 책임지는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제외하고는 모든 방송 활동을 내려놓고 토이 7집을 준비했다. 6집을 발표한 지 7년 만에 나온 정규 7집 ‘다 카포’는 18일 발매된다.
‘다 카포’는 음악기호로 ‘처음부터 다시 연주하라’는 의미다. 유희열은 “음악을 처음 하던 시절의 떨리는 마음을 다시 찾고 싶다는 뜻으로 제목을 지었다”고 말했다. 곡을 쓸 때도 컴퓨터로 작업하는 대신 처음 음악을 만들던 때처럼 피아노 앞에 앉아 손으로 악보를 그렸다. 2010년 홈페이지에 남겼던 글을 토대로 만든 앨범의 첫 곡 ‘리셋’에는 다시 음악을 시작하려는 유희열의 마음이 담겨 있다. “기다려줘 이 노랠 다 만들 때까지 (중략) 널 위해 노래할게 처음 그날처럼 나 여기 서서 널 기다릴게.” 금방이라도 폭발할 듯한 기대감으로 가득 찬 박자가 이적의 힘찬 보컬과 함께 세차게 달려나간다.
타이틀곡 ‘세 사람’은 오랜만에 돌아온 ‘토이표 발라드’다. 2001년 ‘좋은 사람’의 10년 후 버전이라 할 수 있다. 노래의 주인공이 20대 때 좋아했던 사람과 가장 친한 친구, 두 사람의 결혼식을 마음 아파하면서 보고 있는 내용이다. 슬픈 이야기를 담은 긴 가사와 어려운 멜로디를 소화하느라 성시경도 애를 먹었다. “노래를 부르다가 두 번을 실패하더니 담배를 끊겠다고 하더라고요. 정말 열흘 동안 담배를 참고 녹음을 끝냈어요. 성시경에게 정말 고마웠어요.”
기존의 토이 음반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음악도 볼 수 있다. 선우정아가 부른 ‘언제나 타인’과 다이나믹듀오와 자이언티, 크러쉬가 참여한 ‘인생은 아름다워’ 두 곡은 이번 앨범에서 가장 실험적인 곡이다. ‘언제나 타인’은 “1970~80년대 이탈리아의 B급 영화에 나올 것 같은 느낌”으로 만들었다. 퇴폐적으로까지 느껴지는 가사는 선우정아의 독특한 보컬과 맞아떨어진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퓨전 재즈에 가까운 풍부한 멜로디 위에 랩을 얹은 곡이다. “멜로디 위에 솔로 색소폰 연주자처럼 스캣을 하듯 랩을 해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저 스스로도 완성할 수 있을지 궁금했고 지금도 흥미롭게 듣는 곡이에요.”
이외에도 오랜 음악적 동료인 김동률부터 젊은 여성 보컬 이수현, 김예림, 권진아와 래퍼 빈지노까지 다양한 가수들이 힘을 보탰다. 토이의 보컬로 자주 기용됐던 김연우와 김형중이 빠진 것을 아쉬워하는 팬들도 있다. 이에 대해 유희열은 “항상 곡에 가장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보컬에게 곡을 부탁한다”며 “기존 보컬들과도 작업한 곡이 있지만 이번 앨범에는 어울리지 않아 잠시 미뤘다”고 밝혔다.
신해철의 사망 소식을 듣고 감정을 쏟아내 만든 곡 ‘취한 밤’에서 유희열은 “그렇게 우린 변해가고 시간도 멋대로 흐”른다고 노래한다. 토이의 음악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음악과 함께하는 자신의 삶에 대한 유희열의 사랑일 것이다. 직접 부른 ‘우리’에서 유희열은 이렇게 말한다. “소중한 건 변해갈수록 내 곁에 변함없는 것 / 내 가슴에 껴안고 살고 싶어.”
인현우기자 inhy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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