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원 대표 "팬들에 큰 상심 안겨"...이종운 감독 "기본이 된 팀 만들 것"
내년 시즌 '뛰는 야구' 구상도 밝혀

선수단 CCTV 사찰 파문으로 물의를 일으킨 롯데가 팬들에게 머리를 숙이고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이창원(55) 롯데 신임 대표이사는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현재 우리 구단은 사상 유례없는 위기에 처해 있다”며 “기대 이하의 성적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 크고 작은 잡음과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팬들에게 큰 상심을 안겼다. 저를 비롯한 프런트 전 임직원과 선수단은 깊이 사죄하고 용서를 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프런트가 현장을 지원하는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했다. 또 선수들에게도 공인으로서 경기장 안팎에서 프로 선수다운 모범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선수단 내홍 해결과 성적 반등이라는 중대한 임무를 한꺼번에 짊어진 이종운(48) 신임 감독은 “지금이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상처가 크지만 발전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감독으로 선임된 이후 선수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선수들도 마음잡고 잘하려고 한다”며 “앞으로도 선수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허물없는 대화를 통해 최대한 이해하고 함께 고민하며 교감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감독은 선수단 운영 키워드로 기본과 경쟁을 꼽았다. 그는 “야구에도 기본이 있다”며 “인격과 예의는 필수다. 팬에게 감사할 줄 알아야 하고 팀을 우선으로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야구에서도 기본기가 있어야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기본이 된 팀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주전과 비주전의 경계를 최소화하고 끊임없는 경쟁으로 선수들에게 자극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또한 “우승을 말하기 이전에 기본적으로 팀의 틀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면서 “틀부터 잡아놓고 내년 시즌 구상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자신의 야구 색깔에 대해서는 ‘뛰는 야구’라고 설명했다. 그는 “움직이는 걸 좋아한다”면서 “이기려면 기다리기보다 필요할 때는 뛰어야 한다. 선수들의 능력과 컨디션에 따라서 다양한 작전을 펼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더불어 “단체운동은 조직력이 필요한데 롯데는 조직력이 부족하다”며 “1992년 우승할 때 롯데는 강 팀이 아니었지만 상하위 타선의 균형이 맞았다. 그런 조화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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