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개월간 경영진 공백 사태를 빚었던 강원랜드 새 대표에 친박계로 분류되는 함승희(63) 전 국회의원이 선임됐다. 친박계 인사의 사장 선임에 야당이 유감을 표시하는 등 ‘정피아’논란이 불거졌다.
강원랜드는 13일 강원랜드호텔 그랜드볼롬에서 제18회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함 전 의원을 임기 3년의 사장으로 임명했다. 이날 주총에서 ‘함승희 대표이사 선임 안건’은 참석 주식수 총 1억6,133만6,183주의 67.52%인 1억703만360주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강원 양양군 출신인 함 전 의원은 서울 양정고와 서울대 법대를 거쳐 사법시험(22회)에 합격, 서울지검 검사와 대전지검 서산지청장을 지내고 16대 국회에 입성했다. 민주당 소속이었던 그는 2007년 대선에서 박근혜 캠프에 합류했고, 2008년 18대 국회의원 선거에 친박연대 후보로 서울 노원갑 지역구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이번 인사를 놓고 ‘친박 낙하산’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박근혜 정부의 자기 식구 챙기기 식 보은ㆍ낙하산 인사 행태가 도를 넘었다”며 비난 수위를 높였다.
정선 등 폐광지역에선 이번 사장 인사가 어느 정도 예상되기는 했지만 아쉽다는 반응이다. 강원랜드 안팎에서는 전문경영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에도 함 전 의원이 사장자리에 앉을 것이라는 설이 수 개월간 끊이지 않았다.
그 동안 강원랜드는 LG그룹 출신인 조기송 전 대표를 제외하면 대부분 정관계 출신 ‘관피아’들로 경영진이 채워져 왔다. 이들 낙하산 인사는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임기를 채우지 않고 중도사퇴 해 경영공백을 불러오거나, 과거에 몸 담던 곳에서 비리혐의가 드러나 불명예 퇴진하는 등 적지 않은 문제를 일으켰다.
강원랜드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이번 대표이사 선임으로 임원진의 대대적인 개편과 회전문 인사가 아닌 조직 내 유능한 인재들의 사내 승진 기회가 주어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선=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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