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1·4 중간선거’에서 상·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 견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특히 공화당이 이민개혁과 온실가스 감축 등 오바마 대통령의 후반기 핵심 정책에 제동을 걸면서 정국 경색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개회한 ‘레임덕 회기’(중간선거 후 이듬해 1월 새 의회의 임기가 시작되기 전 연말까지 가동되는 회기) 첫 회의 발언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은 신뢰 구축을 위해 노력할 의무가 있다”며 “새 의회의 생산성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달려 있다. 양측 간의 협력 가능성을 훼손하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미국 언론이 13일 보도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이어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생각대로 이민개혁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면 큰 실수가 될 것”이라며 거듭 반대 입장을 밝혔다. 내년 초 출범하는 새 의회 상원에서 다수당 원내대표를 맡게 될 매코널 원내대표의 발언은 사실상 공화당의 공식 입장으로 해석된다. 공화당은 현재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개혁 구상을 ‘불법이민자 사면 법안’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앞서 전날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앞으로 10∼15년 안에 온실가스를 감축하기로 전격 합의한 것과 관련,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온실가스 감축 합의문 발표 직후 즉각 성명을 내고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후임 대통령에게 떠넘기려고 하는 이 비현실적인 온실가스 감축 계획은 전기·가스·수도 등 각종 요금만 상승시키고 일자리는 줄이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간선거 결과를 거론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선거 기간 수 차례에 걸쳐 ‘이번 선거는 정책을 심판하는 선거’라고 말했는데 선거 결과는 분명히 오바마 정부의 정책에 반대한 것”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