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에서 다시 만난 김기태 감독과 이대형
2013년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이대형(31ㆍKIA)은 원소속팀 LG와 우선협상 불발 후 어렵게 구단에 말문을 열었다. KIA로의 이적 결심이었다. 그런데 이례적으로 백순길 LG 단장은 소속 팀을 떠나는 FA 선수에게 작별의 선물까지 건네며 진심으로 새 출발을 격려해줬다. 그리고 이대형은 당시 김기태 LG 감독에게도 정중하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김기태 KIA 감독은 LG 사령탑으로 재임 시절 ‘형님 리더십’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킬 만큼 선수들과 유대 관계가 끈끈했지만 유일하게 아쉬운 선수가 이대형이었다. 이대형은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12년 101경기에 출전해 타율 1할7푼8리에 19타점, 25도루에 그쳤다. 지난해에도 102경기에 나갔지만 2할3푼7리에 10타점, 13도루뿐이었다. 사실상 주전에서 제외돼 대주자, 대수비로 뛰었다. 부진과 함께 이병규(40), 박용택(35), 이진영(34) 등 LG의 쟁쟁한 외야진에 묻혀 설 자리도 잃었다. 김 감독도 “국내 최고의 도루 능력을 갖춘 선수인데 정말 아깝다”고 말했다. 이대형은 2년간 “특별히 안 좋은 건 없는데 야구가 되지 않는다”고 고백했다. 결국 LG가 제시한 것보다 좋은 조건에 주전으로 뛸 수 있는 고향 KIA행을 택했다. 지난해 이대형은 KIA의 톱타자로 활약하며 126경기에서 3할2푼3리에 40타점, 15도루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2010년 이후 4년 만에 100안타(149개)도 넘겼다. 김 감독이 바로 LG에서 기대했던 이대형의 모습이었다.
인생사 새옹지마처럼 김 감독이 KIA의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2년 만에 재회하게 됐다. 이대형이 올 시즌과 같은 활약을 내년에도 이어준다면 주전이 대거 이탈할 김 감독의 고민을 어느 정도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도 LG에서처럼 이대형을 벤치에 앉혀 둘 이유가 없어졌다.
이대형은 일본 돗토리에서 회복훈련 중이고, 김 감독은 미야자키에서 마무리훈련을 지휘하고 있다. 재회한 김 감독과 이대형이 LG에서 못 다한 찰떡궁합을 선보일지 관심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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