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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타, 혜성 착륙 성공했지만… '탐사'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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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타, 혜성 착륙 성공했지만… '탐사'는 미지수

입력
2014.11.1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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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3월 프랑스령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혜성 탐사선 로제타호의 탐사 로봇 '파일리'가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67P)에 성공적으로 착륙한 가운데 12일 독일 다름슈타트에 있는 유럽우주국(ESA)에 전시된 파일리. AP 연합뉴스
2004년 3월 프랑스령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혜성 탐사선 로제타호의 탐사 로봇 '파일리'가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67P)에 성공적으로 착륙한 가운데 12일 독일 다름슈타트에 있는 유럽우주국(ESA)에 전시된 파일리. AP 연합뉴스

태양계 생성과 생명의 기원을 규명할 탐사로봇 ‘파일리’가 12일 혜성 착륙 후 본격적인 과학연구와 자료수집 활동에 착수해 확보한 데이터를 지구로 전송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중력이 극히 적은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P67) 표면에 로봇을 고정하는 작업이 완벽하지 않아 탐사는 어려움의 연속일 것으로 보인다.

유럽우주국(ESA)은 이날 “혜성 표면에 착륙한 파일리가 수집한 상당량의 데이터를 지구로 전송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ESA는 “착륙 당시 파일리를 혜성 표면에 고정시키는 장치인 작살 2개가 제대로 발사되지 않아 몸체를 고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ESA는 “무선 신호가 불안정한 것으로 보아 파일리가 부드러운 모래 위에 착륙했거나 살짝 튀어 올랐다가 다시 내려 앉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신에 따르면 작살과 더불어 파일리를 혜성 표면에 밀착시키는 기능을 하는 반동 추진엔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도 안정적인 탐사 작업에 위협 요인이다. 파일리는 착륙 직후 스크류가 달린 세 발을 뻗어 혜성 표면을 붙잡고 작살 장비를 쏴 자신을 고정시키면서 그 쏘는 힘의 반작용으로 튕겨 나가지 않도록 위로 가스를 분사하도록 설계돼 있다.

‘아킬리아’로 명명된 P67 착륙 지점의 악조건을 딛고 파일리가 과학 연구를 원활히 진행할 수 있을지는 현재로는 미지수다. 파일리는 착륙 지점 부근 파노라마 영상 촬영, 착륙선 바로 아래 혜성 표면의 3차원 정밀 영상 촬영, 혜성 표면 성분 분석을 하게 된다. 이를 위해 파일리는 2, 3일 가량 자체 에너지를 이용해 작동하고 이후에는 몸체를 둘러싼 태양전지판으로 전력을 충전하도록 돼 있다.

ESA는 착륙의 성공률을 높이려고 바위에 가로 막혀 태양광을 덜 받더라도 평평한 지형을 착륙 지점으로 선택했다. 이는 태양전지판으로 충전하는 탐사로봇의 향후 연구활동에 장애가 될 가능성이 있다. 당초 ESA는 67P가 밋밋한 감자 모양일 것으로 여겨 파일리의 착륙 성공 가능성도 75% 정도로 높게 봤다.

하지만 67P 울퉁불퉁하게 바위가 솟은 오리 모양으로 파악돼 성공 가능성이 절반으로 떨어지자 어떻게든 착륙을 성공시키기 위해 아킬라지를 타깃으로 정한 것이다. 가시광선ㆍ적외선 열 이미지 분광계(VIRTIS)로 관측한 67P는 표면이 깨끗한 얼음으로 덮여 있기 보다 대부분이 거무스름한 먼지투성이 혜성으로 나타났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향후 탐사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과학자들은 이번 혜성 착륙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성과로 받아들이고 있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의 매튜 겐지 교수는 인디펜던트와 인터뷰에서 “67P에 파일리를 착륙시키는 과정은 바람 부는 날 눈을 감은 상태로 풍선 하나를 도심의 한 지점에 내려놓는 것과 같다”고 평가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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