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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기사에 대해 국무총리실 인사 담당자는 “10일까지 총리실 소속 전체 고위공무원의 서명을 받아 안전행정부에 제출했다”고 알려왔습니다. 이에 뉴스A/S를 통해 바로잡습니다. 다만 서명 제출 시한(11월 10일)을 넘겨 아직 서명을 하지 않은 다른 중앙 정부부처 소속 고위공무원들은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명 운동을 주관하는 안전행정부 인사정책과에 확인한 결과, 복수의 중앙 정부부처들은 14일 현재까지 소속 고위공무원의 서명을 다 받지 못해 안행부에 취합한 서명을 보내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당초 고위공무원들에게 10일을 서명 시한으로 통보했던 안행부는 “서명은 의무사항이 아니다”라면서도 제출 시한을 다음주까지 연장해 추가 서명을 받기로 했습니다. 안행부는 서명 미제출 부처명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원문기사]
윗사람들은 다 받았고, 자신도 당연히 받을 거라 생각했던 공무원연금을 이제부터 대폭 깎겠다는데 쌍수 들고 환영할 공무원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하지만 지시가 내려오면 우선 따르고 봐야 하는 게 직장인, 특히 공무원의 비애입니다. 그런데 일반 공무원과 달리 신분 보장도 되지 않는 고위공무원이 소극적으로나마 연금 삭감 반대의사를 표시했다고 알려져 화제입니다. ‘열사가 나왔다’는 목소리마저 들립니다.
13일 세종시 공무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최근 국무총리실 소속 한 국장(2급)이 ‘연금 삭감에 동의한다’는 취지의 공무원연금 개혁 동참 서명을 거부했습니다. 앞서 안전행정부는 고위공무원단(1, 2급) 이상 공무원 2,213명에게 서명 요청 공문을 보낸 바 있습니다.
고위공무원의 서명 거부는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충성 서약’을 강요한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지만 실제 서명 거부자가 나올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말이 요청이지 기명 서명이라 사실상 의무 사항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실제로도 공문을 받은 고위공무원 대다수가 울며 겨자를 먹는 심정으로 서명 했고요.
하지만 ‘열사’ 국장은 달랐다고 합니다. 그는 심지어 ‘깜빡 하고 서명하는 걸 잊은 게 아니냐’는 확인 요청에 “왜 서명을 해야 하는 지 모르겠다”며 거듭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공무원들 사이에선 ‘당장 옷 벗어도 생계 걱정이 없을 만큼 돈이 많은 게 틀림 없다’‘소신을 당당히 밝히는 모습이 존경스럽다’는 말이 돌고 있습니다. 공무원의 의사를 대변해줘서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론 믿는 구석이 있으니 강하게 나올 수 있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는 거죠. 그만큼 ‘열사’ 국장이 감수한 위험은 작지 않습니다. 최종 인사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이 강도 높게 추진하는 정책에 반대 입장을 공공연히 내비친 셈이니까요.
조만간 고위공무원단 바로 아래 직급인 과장급(3, 4급)까지 서명 동참 요청이 내려올 거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또 한번 열사가 탄생할 수 있을까요. 한 중앙부처 과장은 “마음 같아선 절대 서명하고 싶지 않지만, 초등학생 아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고 있자면 우선 자리부터 보전하고 봐야겠다는 생각이 앞선다”고 토로했습니다. 직장인의 ‘간 크기’는 대체로 비슷한 것 같습니다.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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