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무인기(드론)의 성능이 낮은 정도를 넘어서 조악한 수준이기는 하지만 바로 그 저렴함과 조악함이 한국에 위협을 주고 북한에는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12일 지적했다.
FP는 일반적으로 무인기를 군사적으로 이용할 때 첨단기술을 적용해 고성능을 추구하지만, 북한은 기능이 뒤떨어지지만 저렴한 무인기를 많이 날려보낸다는 방법으로 전술적 효용성을 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의 성능에 대해 FP는 최고속도가 시속 120㎞ 정도고 탑재 중량은 3㎏ 남짓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미군에서 많이 운용하는 프레데터 무인기에 버금가는 성능을 가진 중국산 제품을 북한이 구입한다 해도 1대당 100만달러(11억원)면 충분하기 때문에, 어차피 총체적인 물리적 공군 전력의 열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북한이 무인기 부대로 공군을 재편성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FP는 예상했다.
특히 지금까지 발견된 북한 무인기는 군용 레이더에서 새떼 혹은 무시해도 좋은 물체로 인식할 만큼 작아서, 만약 북한이 그런 무인기 수십~수백 대를 한꺼번에 날린다면 충분히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FP는 주장했다.
낮은 성능의 북한 무인기가 위협적이라는 주장은 미국 전문가들 사이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밴 잭슨 미국외교협회(CFR) 연구원은 지난 9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발표한 글에서 “궁극적으로 북한의 중고도 또는 고고도 무인기를 요격하는 게 중요하지만 당장 필요한 것은 작고 낮은 속력으로 운행하는 저고도 무인기를 탐지하는 레이더”라며 한미동맹 차원에서 북한 무인기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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