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선수 출신 김영만 옥천군수
매일 수매장 찾아 1시간씩 봉사
김영만(63)충북 옥천군수는 요즘 매일 아침 7시 건조벼 수매장으로 출근한다.
체육복에 하얀 목장갑을 착용하고 수매장에 나타나서는 약 1시간 가량 40㎏들이 수매용 볏가마를 옮기며 구슬땀을 흘린다. 지난 3일 옥천지역의 건조벼 수매가 시작된 뒤 농촌 일손을 돕겠다며 자처하고 나선 일이다.
군수가 아침 일찍 수매장에 나타나 볏가마를 나르면서 해당 읍·면사무소 공무원들도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한 면사무소 직원은 “군수님이 어느 곳을 찾을지 몰라 읍·면 간부들은 미리 수매장으로 출근하는 날이 많다”며 “간부들이 움직이니 직원들도 자연스럽게 볏가마를 나르면서 아침운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1951년생인 김 군수는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 씨름선수로 활약했고 고려대 재학 시절에는 보디빌딩 선수로 뛴 만능 스포츠맨이다.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지만 요즘도 틈만 나면 역기와 아령 등으로 단단한 몸매와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
2010년 옥천에서 열린 충북도민체전 때는 씨름 선수로 출전해 노익장을 과시했다. 도민체전에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그는 씨름 장년부(50세 이상)단체전에서 옥천군팀의 일곱번째 선수로 모래판에 올랐다.
김 군수는 “연세 많은 어르신들이 수매장에서 볏가마를 옮기느라 힘겨워하시는 모습을 보고 봉사활동을 시작했다”면서 “수매가 마무리되는 다음달 말까지 볏가마를 나를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출근 전에 1시간 가량 땀을 흘리고 나면 밥 맛이 좋고 기분도 상쾌해진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 직원들은 부담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한덕동기자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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