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크레인 이용 선체 끌어 올린 뒤 플로팅 도크로 띄우는 방식 유력
배 90도 가까이 기울어져 침몰, 선체에 체인 감기 최대 난관 될 듯
11일 정부가 세월호 사고 실종자 수색작업 종료를 공식 발표함에 따라 향후 논의는 선체 인양 작업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 것인가에 집중되게 됐다. 정부는 해역 여건, 선체상태 등에 대한 기술 검토와 실종자 가족, 전문가 의견 수렴을 거쳐 일정을 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업체 선정 및 현장 실사 등에 소요되는 기간을 감안하면 이르면 내년 초 작업이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선체 절단 보다는 보존 인양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현재 선체 인양작업에 약 13개월이 소요되고, 최소 900억원(크레인 대여비용 등 제외)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해수부가 지난 5월 영국 해양구난 컨설팅업체 ‘TMC’와 자문계약을 맺은 뒤, 국내외 인양 관련 업체 7곳으로부터 받은 각각의 기술제안서를 토대로 추산한 수치다. 다만 열악한 현장상황을 감안해 보수적으로 산출한 점을 고려하면 기간은 다소 단축될 가능성도 있다. 반면 비용은 하루 최대 8억원에 달하는 크레인 대여료와 긴 작업기간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1,000억원이 훨씬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인양 방식을 두고 전문가들은 해상크레인을 이용해 선체를 해수면 부근까지 끌어올린 뒤, 플로팅 도크를 이용해 선체를 물 위로 띄우는 방식이 가장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력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어 보통 수면 10여m에서 잠수 작업이 가능한 플로팅도크가 크레인과 체인에 걸리는 부담을 다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6,825톤에 이르는 선체 무게와 그간 선내 쌓인 돌, 진흙 등의 무게까지 감안하면 하중이 1만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이를 감당할 수 있는 크레인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일각에선 국내 최대 규모인 삼성중공업의 8,000톤급 ‘삼성 5호’와 천안함 인양 때 사용된 대우조선해양의 3,600톤급 ‘옥포3600호’를 동시에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다른 쪽에선 중국의 국영 해난구조업체인 ‘옌타이살비지’가 보유한 3만톤급 크레인이 안전하다는 견해를 내놓는다.
최대 난관은 해상크레인에 연결된 체인을 세월호 선체에 감는 작업이다. 수심 44.5m~47.5m 지점에 완전히 가라앉은 채 왼쪽으로 90도 가까이 기울어진 배의 위치를 조금씩 바로 세운 뒤 들어올리려면 선체에 걸리는 하중이 골고루 분산되도록 정확한 위치에 감아야 한다. 자칫 무게중심이 뒤틀릴 경우 체인이 끊어지거나 배가 두 동강이 날 수도 있다. 황대식 한국해양구조협회 구조본부장은 “인양의 성패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단계로 최소 한달 이상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선체를 절단하는 방식에 대해선 부정적이다. 시신 훼손 및 유실, 기름 유출 등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더불어 ‘실종자 수색을 위한 인양’과 ‘선체 이동을 위한 인양’ 두 단계로 나눠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크레인과 플로팅도크를 이용해 선체가 해수면 위로 올라오면 남은 실종자에 대한 수색작업을 충분히 벌인 뒤 배를 이동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공길영 한국해양대 교수는 “침몰 당시 충격으로 압착돼 그간 들어가지 못했던 격실 등 곳곳을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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