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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부동산 나홀로 고공행진..."폭락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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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부동산 나홀로 고공행진..."폭락 경계해야"

입력
2014.11.1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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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구 중소형 APT 1년에 1억 올라..전세도 폭등 매매가 상회 속출

다세대 전세도 2년에 66%↑...올해 아파트값 상승률 전국 3배 이상

서민층 수입 다 모아도 상승분 부족

“대구지역 부동산이 미쳤다.” 일반인이 아닌 대구지역에서 개업중인 공인중개사들의 말이다.

대구지역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전세가도 폭등하면서 무주택서민들의 고통도 커지고 있다. 집값을 살려 전세난을 잠재우고 경기를 활성화하겠다는 정부의 저금리정책이 엉뚱하게 대구지역 부동산값만 치솟게 하고 있다.

KB국민은행과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대비 대구지역 아파트가격 상승률은 지난 3일 현재 6.82%, 전셋값은 5.71% 올랐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상승률은 2.10%, 3.69%, 서울지역은 1.04%, 3.96%의 2배에 육박한다.

지난 한 주간 집값 및 전셋값 상승률도 대구지역은 0.23%, 0.19%로 전국 최고를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은 0.02%. 0.07% 상승에 그쳤다.

특히 올 들어 수성구지역 집값 상승률은 12.5%로 두드러진다. 수성구 A아파트 전용면적 84㎡의 경우 최근 호가기준 6억2,000만원에 달했다. 지난해 10월 3억7,000만원에 거래됐던 B아파트 84㎡형은 몇 달 전 실거래가 4억7,200만원으로 신고됐고, 최근에는 5억원에 거래가 성사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나마 다주택 보유자들이 추가상승 기대심리로 매물을 내놓지 않거나 매물을 거둬들이는 일도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다.

전세가도 상승률이 가파르다. 4년 전 전세가가 2억500만원이던 수성구 범어동 C아파트 141㎡형은 2012년 2억7,000만원대로 올랐다가 최근에는 4억5,0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분양시장도 과열양상을 보인다. 지난해 봄에 분양한 수성구 D아파트단지는 분양 당시 떳다방까지 등장하는 등 3,000만원 내외의 프리미엄이 붙어 업계의 주목을 받은 데 이어 최근에는 1억~1억2,000만원까지 프리미엄이 올랐다. E아파트 단지도 분양 직후 프리미엄이 500만원밖에 되지 않거나 미분양까지 있었지만 최근 6,000만원 이상 호가하고 있다.

박모(50ㆍ회사원)씨는 “아이 교육문제로 범어동 지역에서 전세로 사는데, 2년마다 1억원 이상 올려주다 보나 맞벌이인데도 대출금만 는다”고 한숨지었다.

무주택 서민만 서럽다

아파트뿐 아니라 ‘빌라’ 등 다세대주택이나 단독주택 거주자들은 더 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서민층이 주로 사는 빌라급은 상승률만 놓고 보면 중대형 아파트보다 더 높다.

이모(35ㆍ회사원)씨는 “2년 전 3,000만원이던 전셋값을 계약을 앞두고 집주인이 66%나 오른 2,000만원을 올려달라고 했다”며 “2년 동안 맞벌이도 저축한 돈을 다 합쳐도 모자라 낮춰줄 것을 요청하자 ‘들어올 사람 많으니 싫으면 나가라’고 해 전세자금 대출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지역 아파트는 전셋값이 매매가를 넘는 역전현상도 나타날 정도다. 2000년대 후반처럼 집값이 떨어지면 깡통전세가 재연될 수도 있는 대목이다.

저금리ㆍ신개발지역 토지보상금 등이 주원인

대구지역 집값 폭등은 지난 10년간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낮았던 데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개발기대감, 혁신도시와 대구테크노폴리스, 대구국가과학산업단지, 수성의료지구 등에서 2008년 이후에만 3조5,000억 원 이상의 토지보상금이 풀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석윤(60) 한국공인중개사회 전 대구지부장은 “최근 5, 6년 사이 대구지역에는 많은 토지보상금이 풀렸는데, 저금리로 인해 금융기관에 예치해도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이다 보니 주택시장 등으로 몰리고 있다”며 “게다가 전세는 다양한 전세금융상품까지 많이 나와있어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집값 동향에 대해서는 분석이 엇갈리지만, 연말까지 상승 이후 내년 봄을 정점으로 수그러질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진우(43)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장은 “2005년 전후 대구지역 아파트값이 폭등했다가 2007년부터 미분양이 쌓이며 주택건설업체들은 대대적인 할인분양으로 2년 전에야 겨우 털어냈다”며 “최근 몇 년간 대거 분양된 물량이 내년부터 본격 입주하는데, ‘공급에 장사 없다’는 말을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2000년대 중반과 달리 수년 전부터 입주하는 아파트 단지는 택지개발지구거나 10년 전 이주를 마쳤던 재개발지구로, 멸실 없이 순수 증가분이어서 공급효과는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지부장도 “지난 여름 정점을 찍었어야 하는 지역 주택가격이 저금리로 연장된 것으로, 유주택 실수요자는 몰라도 투자목적이라면 신중해야 한다”며 “특히 무주택자가 많은 대출을 내 구입할 경우 금리가 오르면 치명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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