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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이 관세 조기 철폐 대상… 무한 경쟁 떠밀리는 中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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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이 관세 조기 철폐 대상… 무한 경쟁 떠밀리는 中企

입력
2014.11.11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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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품목군에 8836개… 중국이 기술 추격하는 무방비 中企 제품만 즐비

삼성전자가 2일 중국 베이징(北京)에 개장한 '삼성 갤럭시 라이프 스토어'에서 방문객들이 삼성전자의 다양한 스마트 기기들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2일 중국 베이징(北京)에 개장한 '삼성 갤럭시 라이프 스토어'에서 방문객들이 삼성전자의 다양한 스마트 기기들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로 중국산 주류의 가격이 장기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1일 서울시내 한 대형 마트에 중국산 술들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로 중국산 주류의 가격이 장기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1일 서울시내 한 대형 마트에 중국산 술들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10일 한국과 중국 정상이 자유무역협정(FTA) 실질적 타결을 선언한 뒤 정부는 “중소기업들의 중국시장 진출에 주안점을 뒀다”고 밝혔다. 농축수산물 시장을 지키는 대신 대기업 중심 업종들은 다소 양보하더라도 기술력을 갖춘 유망 중소기업에게 중국진출 기회를 열어 준 협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양국이 개방한 공산품 품목들을 살펴보면 대기업들은 이미 중국에 생산시설을 갖춰 별 혜택도 손해도 없다. 반면 중국 기술력이 근접하게 따라온 중소기업 중심 업종은 향후 관세가 인하되거나 철폐되면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1일 추가 공개한 공산품 양허(Concession) 유형을 보면 중국이 10년 이내 관세를 철폐하는 ‘일반품목군’에는 유선통신기부품(5년 이내) 믹서 자켓 운동기구(10년 이내) 등 4,686개가 포함됐다. 한국은 음향기기(즉시), 플라스틱 제품과 금속 절삭기계(5년 이내), 차체 부분품(10년 이내) 등 8,836개가 일반품목군에 속한다. 이른 시일 내에 관세가 철폐되는 일반품목군에 중국과 기술 격차가 좁은 중소기업 주력 상품들이 집중돼 있는 것이다. 더욱이 아직 양허 유형별 개별 상품이 모두 공개되지 않아 피해 업종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중국은 이번 협상에서 조금 더 노력하면 우리 기술을 따라잡을 수 있는 상품들을 20년 이내에 관세를 철폐하는 ‘민감품목군’으로 묶었고, 기술 격차가 큰 상품들은 아예 양허 대상에서 제외해 자국 시장에 우리 중소 기업이 진출할 길을 막았다.

한중FTA 발효 이후 대기업은 별 영향이 없는 반면 기술력이 다소 낮은 중소기업들은 중국 진출은 여전히 막힌 상황에서 한국 시장에 몰려올 중국 제품과 무한경쟁을 벌이게 된 것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근간이지만 대부분 영세한 뿌리산업(금형 주조 용접 등)은 싼 인건비에 기반한 중국산 저가 제품이 밀려올 경우 큰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더 심각한 것은 이들 업종은 한중FTA에 전혀 대비태세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올 9월 5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서 기타제품 제조업의 77.8%, 가구제품 제조업의 59.1%가 한중 FTA 발효 시 영향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대책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17.2%가 “대비방안이 없다”고 했을 정도다.

정부가 이번 FTA에서 우리 쌀과 농산품을 지킨 대가를 중소기업들이 치러야 하는 형국이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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