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여고생 살해 사건, 3가지 쟁점

잔혹한 범행 수법으로 공분을 샀던 김해 여고생 살해 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던 10대 여성 3명에게 법원은 검찰 구형보다 높은 징역형을 선고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재판부는 3가지 쟁점에 대한 판단을 양형 이유로 들었다.

우선 재판부는 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양모(15), 정모(15), 허모(15)양 등 10대 3명이 피해자 A(15)양을 살해할 의사가 있었느냐를 두고 판단했다.

이들은 재판 과정에서 "범행 당시 피해자를 살해할 의사가 없었으며 A양이 사망할 것이라고 예견하지 못해 살인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숨진 A양의 건강상태가 양호했지만 구타와 가혹행위를 당한 지 일주일 만에 사망에 이른 점 등 범행 경위나 동기, 공격의 정도와 반복성, 지속성 등을 고려해 폭행과 가혹행위로 피해자가 사망할 수도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거나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고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또 이들의 범행 경위가 "이 사건에 연루된 남자 공범들의 강요에 의한 것이었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남자 공범들이 A양에게 자행하는 가혹행위 등을 보면서 어린 피고인들이 두려움은 느꼈을 것으로는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도 A양에 대한 감정 때문에 폭행에 가담한 점, 남자 공범들의 지시 없는 폭행이 있었던 점, 남자 공범들이 이들을 감시한 시점이 A양 사망 이후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들어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이들은 "사체유기 당시 현장에서 망을 보는 정도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사체유기 사건을 주도한 것은 남자 공범들이지만 이들도 사체를 옮기거나 구덩이 바닥에 깔 비닐을 들어준 점 등으로 미뤄 공범으로 판단했다.

이에 재판부는 3가지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를 인정하고 검찰 구형보다 높은 징역형을 선고했다.

11일 창원지법 제4형사부(부장판사 차영민)는 양모(15)양에게는 징역 장기 9년, 단기 6년을, 허모(15)양과 정모(15)양에 대해서는 징역 장기 8년, 단기 6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소년범에 대해 사형과 무기징역을 선고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인격이 성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성인과 같은 수준의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어 인도적 견지에서 사회복귀의 기회를 주고자 하는데 입법취지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남자 공범들의 가해행위에 가담한 이들의 행위는 인간 존엄성과 자존감을 짓밟은 것으로 어린 피고인들의 행동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잔인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검찰은 양양 등 10대 3명에게 징역 5~7년을 구형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