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 계층 돕자더니… 성금 수수료만 15.7%
대전사랑시민협 3,000원의 행복 나눔 헛돈
김경훈 시의원 “모금에 공무원까지 강제 동원”
대전사랑시민협의회(시민협)가 소외계층을 지원하겠다며 시민으로부터 모금한 성금 가운데 15% 이상이 수수료 명목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또 모금 활동을 강화하는 명목으로 공무원까지 강제 동원한 것으로 밝혀졌다.
11일 대전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소속 김경훈 의원에 따르면 시민협은 나눔문화 조성과 사회적 자본 확충 등을 위해 민선5기인 지난해 8월부터 시민 한 명이 매달 3,000원을 기부하는 ‘3,000원의 행복 나눔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 사업에는 지난 7월까지 2만1,700여명의 시민이 참여, 6,592만6,000원을 모금했다. 시민협은 최근까지 장애인 단체와 무료급식소 등에 3,887만원을 지원했다. 그런데 지원 금액의 15.7%에 해당하는 610만2,855원이 관리 업체에 수수료 명목으로 빠져나갔다.
시민협은 지난해 12월 대전여성장애인연대와 사랑의 먹거리 나눔운동본부 등 4개 단체에 120만원을 지원하면서 수수료 24만875원을 관리 업체에 지급했다. 지난 7월에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등 7개 단체에 210만원을 지원하면서 86만7,845원을 수수료 명목으로 지출했다.
김 의원은 이 날 시 안전행정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시민 한 명 한 명으로부터 어렵게 모금한 성금 가운데 15%가 넘는 돈을 수수료로 뗐다”며 “모금 활동에 참여한 시민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얼마나 화가 날지 생각해 봤느냐”고 따졌다.
모금 활동에 공무원을 강제로 동원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대전시가 지난 1월 각 구청에 3,000원 행복 나눔 프로젝트에 동참해 달라는 공문을 보낸 뒤 매달 20∼40명이던 공무원의 참여가 1,000명대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공문 발송 시기와 공무원 참여가 급증한 시기를 보면 사업을 위한 성금 모금에 공무원을 반강제적으로 참여시킨 흔적이 있다”며 “시 행사에 공무원을 동원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장시성 안전행정국장은 “좋은 사업에 수수료가 많이 들어 안타깝다”며 “수수료 축소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최정복기자 cj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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