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를 빼내거나 송금을 유도해 돈을 가로채는 피싱, 대출을 미끼로 수수료 등을 요구하는 대출사기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대표적인 금융사기의 유형이다. 이 중 피싱 피해는 서울에 사는 30대 여성에, 대출사기 피해는 지방의 40대 남성에 빈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2년여 동안 접수된 사기 피해 신고 자료 8만9,774건을 분석, 11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피싱은 분석 기간 동안 인구 10만명당 175건 발생했고 건당 피해금액은 평균 1,130만원이었다. 대출사기는 10만명당 142건에 평균 피해액 450만원이었다.
피싱 피해가 가장 빈발하는 연령층은 30대(251건ㆍ이하 10만명당), 지역은 서울(258건)이었다. 서울에서는 부촌으로 꼽히는 강남구(427건)와 서초구(390건)의 피해 빈도가 가장 높았다. 반면 대출사기는 연령층으론 40대(216건), 지역으론 인천(177건) 강원(153건) 충남(152건)에서 피해가 빈발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유 예금 및 현금을 노리는 피싱은 서울 대전 등 유동성이 풍부한 대도시,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 접근하는 대출사기는 상대적으로 생활수준이 낮은 지방에서 자주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발생 비율이 남성(63.5%)에게 높은 대출사기와 달리, 피싱은 여성(54.3%)의 피해 비율이 높았다. 특히 20, 30대 젊은 여성층이 취약계층으로, 서울의 경우 20대 여성의 피싱 피해 발생빈도가 같은 연령대 남성의 2.5배에 달했다. 검찰, 경찰청 등 권력기관을 사칭하며 위압감을 조성하는 범행 수법에 여성들의 대응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란 것이 금감원의 분석이다.
금감원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사기 피해 고위험군이 대포통장 의심 계좌에 송금하면 곧바로 본인 확인 절차를 밟는 피해 방지 시스템을 은행권 전반에 구축할 방침이다. 또 내년부터 대포통장 비율이 신규 개설 계좌 1,000개당 2개 이상을 넘으면 해당 은행을 제재하는 내용의 관련 규정 시행세칙을 예고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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