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넥센의 ‘2014 한국시리즈’승부가 종착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두 팀은 11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6차전을 치른다. 5차전 9회말 2아웃 상황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둬낸 삼성은‘오늘 끝내겠다’는 각오로, 분패하며 우위를 내준 넥센은‘내일 또 만나자’는 각오로 6차전을 맞이한다. 야구팬들의 시선은 곧 주인공이 가려질 잠실벌에 쏠려있다. 잠실 구장은 중립 연고, 넓은 외야, 최다 관중 수용 등 다양한 변수를 품고 있어 한국시리즈 막판의 흥미를 더해준다. 프로야구 출범 후 잠실에서 펼쳐진 한국시리즈 명승부를 모아봤다.
●1984년 - 'KS 4승' 전무후무 역사 쓴 최동원
롯데와 삼성의 대결로 펼쳐진 1984년 한국시리즈는 '무쇠팔' 최동원과 '재일동포 에이스' 김일융의 라이벌전으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최동원은 1차전 4-0 완봉승, 2차전 3-2 완투승을 기록한 데 이어 6차전 구원 등판해 5이닝을 던져 3승째를 따냈다. 3, 4, 5차전은 김일융이 싹쓸이했다. 롯데와 삼성, 아니 최동원과 김일융이 각각 3승을 기록한 뒤 치른 마지막 7차전의 주인공은 최동원이었다. 최동원은 7차전에서도 6-4 완투승을 기록하며 전무후무한 ‘한국시리즈 4승’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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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 ‘7차전까지 7도루’ KS를 지배한 이종범
해태(지금의 KIA)와 삼성이 맞붙은 1993년 한국시리즈는 그야말로 '이종범 시리즈'였다. 특히 잠실에서 열린 7차전에서는 2개의 도루를 기록, 한국시리즈 최다 도루 타이(7개) 및 최다 연속도루 성공(7회)을 기록했다. 한국시리즈 7경기에서 29타수 9안타 4타점 7도루의 맹활약을 펼친 이종범의 활약에 해태는 4승 1무 2패로 우승을 차지했고, 이종범은 김정수(1986년)에 이어 두 번째 ‘신인 MVP’를 차지했다.
●2004년 - '사상 최장' 9차전…현대의 마지막 우승
세 차례 무승부가 나오며 한국시리즈 사상 최초로 9차전까지 간 최장의 한국시리즈였다. 굵은 빗줄기 속에 진행된 9차전. 3승 3무 2패로 앞서던 현대(지금의 넥센)는 2회 대거 8점을 뽑아내며 손쉬운 마무리를 거두는 듯 했지만, 삼성은 4회 3점, 6회와 8회, 9회 각각 1점씩 추가하며 한 점 차까지 쫓아갔다. 그러나 마무리 투수 조용준은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결국 8-7 케네디 스코어로 현대가 우승을 차지했다. 이 우승은 2008년 3월 해체한 현대의 마지막 우승으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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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 7차전 9회말, 나지완의 끝내기 홈런
3승씩을 나눠가진 KIA와 SK의 마지막 7차전, 승부는 5-5로 팽팽히 맞선 9회말에 결판 났다. 타석에서 나지완은 SK 마무리투수 채병용을 상대로 비거리 125m의 좌월 끝내기 홈런을 터뜨리며 팀의 'V10'을 완성했다. 6회말 1사 1루에서 2점 홈런을 때려냈던 나지완은 이날 4타수 2안타 3타점 2홈런의 기록으로 MVP를 차지했다. 한국시리즈 7차전의 끝내기 홈런은 2002년 삼성 마해영의 솔로포 이후 두 번째였다.
김형준기자 mediabo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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