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황당한 실수로 파기환송
이혼소송 항소심에서 변론종결일에 관여하지 않은 판사가 판결문에 대신 이름을 올려 상고심에서 파기환송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A씨가 남편 B씨를 상대로 낸 이혼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 변론 종결일의 변론에 관여한 판사는 박모 재판장, 장모 판사, 이모 판사 인데, 원심 판결서에는 박모 재판장, 장모 판사, 정모 판사가 서명날인한 사실이 명백하다”며 “원심의 기본이 되는 변론에 관여하지 아니한 정모 판사가 판결을 한 것이어서, 가사소송법 제12조, 민사소송법 제424조 제1항 제1호의 ‘법률에 따라 판결법원을 구성하지 아니한 때’에 해당하는 위법이 있다”고 판단했다.
A씨와 B씨는 1981년 혼인 신고했으나, 1993년 다툰 후 별거했다. 이후 A씨는 두 아이를 혼자 길렀으나 집을 나간 B씨가 양육비를 보내지 않자 2012년 이혼 소송을 냈다. 1·2심은 B씨가 A씨에게 위자료 3,000만원과 과거 양육비 4,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2심 재판 결심에 좌배석 판사로 참여한 이모 판사가 해외 연수로 자리를 비우면서 정모 판사가 판결문에 서명을 대신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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