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지닌 역사(驛舍)로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전북 익산시 춘포역이 올해 건립 10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린다.
지난 1914년에 지은 춘포역은 현존하는 최고(最古) 역사로 1996년 현재의 이름으로 바뀐 뒤 2011년 5월 폐쇄됐다.
춘포역은 슬레이트를 얹어 양쪽으로 경사진 박공지붕의 목조 구조로 소규모 철도역사의 전형이란 평가를 받는다. 지붕 차양 네 개는 돌출되고 겹친 정도가 불규칙하게 변하면서 절묘한 건축미를 보여준다. 역사ㆍ건축ㆍ철도사적 가치가 커 지난 2005년 11월 문화재로 등록됐다.
익산문화재단은 춘포역사를 조명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춘포역 진입로와 입구에 사진 조형물과 포토존을 설치했다. 내부에는 전시ㆍ체험공간을 조성하는 등 근대문화유산 박물관 춘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익산시도 춘포역사 활용화에 발벗고 나섰다. 시는 2012년 11월 전라선 폐선 부지를 주민복지ㆍ휴식공간으로 활용하는 내용의 협약을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체결했다.
문화재단은 오는 15일 춘포역 100주년을 기념해 1970년대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동춘서커스’ 공연 등 다양한 기념행사를 준비했다.
‘역사(驛舍) 속에 흐르는 선율’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날 행사에선 춘포역 앞에서 최중호 명예역장이 탑승권을 끊어주고 연날리기와 허수아비 만들기, 엿장수·역무원 체험 등 다채로운 이벤트가 펼쳐진다.
또 일제강점기 춘포를 배경으로 순수하고 애틋한 사랑을 그린 소설 ‘1938년 춘포’의 저자 박이선과 시인들이 교류전을 연다.
사진설명
1914년 건립된 익산 춘포역은 지난 2005년 문화재로 등록됐다. 익산문화재단 제공.
최수학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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